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대해 조언하는 국제 과학자 자문단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WHO는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과학자 27명이 참여하는 `새로운 병원체의 기원 조사를 위한 과학 자문그룹`(SAGO)이 제출한 예비 보고서를 공개했다.
SAGO는 보고서에서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어떤 동물인지,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가용 가능한 코로나19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코로나19 팬데믹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완전히 이해하는데 필요한 핵심 정보가 아직 없다"며 광범위한 추가 조사를 권고했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SAGO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실험실 사고에 따른 생물학적 안전·보안 조치 위반을 통해 인구에 유입됐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도 권고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SAGO는 초기 확산지인 중국 우한 인근의 실험실에서 안전·보안 조치를 담당한 직원들을 조사하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조작이나 동물 실험 등을 했는지 확인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구성원 중 러시아, 브라질, 중국 과학자 3명은 WHO 조사팀의 2021년 3월 보고서를 의심할 새로운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실험실 유출 가능성 조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WHO 조사팀은 코로나19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험실 유출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판단했다.
이번 보고서는 당시 결론을 사실상 뒤집는 것으로 WHO가 코로나19 초기 자국 책임론을 부인한 중국 정부의 해명을 너무 쉽게 받아들였다는 일각의 비난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실험실 유출설을 주장하며 WHO가 중국의 책임을 덮으려고 중국과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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