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물류 운송 차질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다음 주쯤에는 건설·철강 등의 업종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화물연대 포항본부 조합원 500여 명은 포스코 3문과 운송업체 앞 등 포항과 경주 10여 곳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육송 출하 전면 중단 사태도 지속돼 이날만 육송 물량 2만t을 출하하지 못했다. 파업 이후 매일 이만큼의 물량이 출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전에서는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등 2곳에서 조합원 60여 명이 파업의 당위성을 알리는 선전전을 벌였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대전공장에서 하루 평균 70여 대 컨테이너가 타이어를 싣고 나갔지만, 지금은 전날 기준 20여 대만 운송되는 상황이다.
충남에서는 서산 대산공단에서 450여 명, 아산 현대차 앞에서 80여 명, 당진 부곡공단 인근에서 100여 명 등 모두 10여 곳에서 7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 집회가 열렸다.
화물연대 충북지부는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성신양회 단양공장, 한일현대시멘트 단양공장 앞에서 천막을 치고 교대로 집회를 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시멘트회사는 벌크트레일러(BCT)를 이용한 시멘트 육로수송을 중단했다.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과 물류창고, 제주항 등에서도 노조원들의 파업 선전 활동이 닷새째 이어졌다.
이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셧다운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시멘트 수송 중단으로 인해 생산한 시멘트를 일시 저장하는 사일로가 시멘트 회사들마다 가득 차 파업이 계속될 경우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레미콘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체는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철강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포항제철소는 생산한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창고에 저장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점차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어 제품창고 공간 확보와 함께 긴급재 운송을 위해 힘쓰고 있다.
비상 체제 운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태가 지속될 경우 고객사와 철강산업 전반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생산했지만 운송하지 못한 타이어를 빈 컨테이너에 쌓아두고 있는 한국타이어 측도 이번 주말이면 컨테이너가 모두 찬 상황이어서 파업이 다음 주에도 계속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만 등 주요 물류 거점에서는 신선식품 등 일부 품목을 비상 수송하며 피해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평택·당진항의 지난 10일 반출입물량은 226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평소의 7.5% 수준이지만 파업 이후 조금씩 늘고 있다.
의왕 내륙 컨테이너 기지(ICD)의 경우 올해 금요일 하루 평균 반출입물량은 4천422TEU인데 지난 10일 반출입물량은 441TEU로 집계됐다. 이는 평시의 10.0% 수준이다.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는 하루 이틀 묶어두면 폐기해야 하는 생물 컨테이너와 곡물 사료 등의 물량을 출하하고 있다.
전북지역본부는 도내 축사로 들어갈 사료 공급이 중단될 경우 농가와 마찰을 우려해 곡물 일부 출하를 결정했다.
한편 주말을 맞아 일부 지역 조합원의 집회는 파업 이후 처음으로 소강상태를 보인다. 평소 300명 이상이 모이던 의왕ICD의 경우 이날 250여 명이 모였다.
평택·당진항과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도 각각 200여 명과 80여 명이 모여 평소보다 수십 명 적게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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