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보다 낮아 '굴욕'…바이든, 인플레에 지지율 최저치

입력 2022-06-14 07:29  





갈수록 치솟는 물가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이다.


특히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려 40여년만의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11월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는 형국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담은 더욱 커 보인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월보다 8.6% 급등했다. 4월(8.3%)보다 오름폭이 커진 것은 물론 지난 3월(8.5%)을 넘어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었다.

소비자들의 생활과 직결된 휘발유 가격은 1갤런(3.78L)당 5달러를 넘어섰다. 전염병 대유행 기간 2달러 안팎으로까지 떨어졌던 상황과 비교해 한마디로 상전벽해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축유 방출까지 지시하며 물가 잡기에 부심하지만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물가는 기존 외교정책의 수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14∼15일 `석유 왕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은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사우디 왕족이 지목되자 `왕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유가 인상 앞에 궤도를 조정한 것이다.

미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국가수반으로 인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석유 공급 확대를 시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역풍이 모든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어젠다를 수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속수무책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치분석매체 `538`(538은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숫자를 의미함)이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취임 510일째인 이날 기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1%로 작년 1월 취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3.6%였다.

취임 510일째 기준으로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이는 1970년대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특히 재임 내내 역대 대통령보다 낮은 지지율에 시달렸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510일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1.8%였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경기침체에서 빠른 반등에 베팅한 것이 역효과를 냈을지 모른다며, 빠른 반등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바이든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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