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류 GHB의 원료(GBL)를 술에 타 여성들에게 먹인 뒤 성폭행을 시도한 약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신숙희 고법판사)는 17일 A씨에 대한 강간상해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양형부당을 주장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1심은 징역 4년 및 아동 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 제한 5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직업윤리를 어기고 범행한 피고인을 꾸짖으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이 약사라는 점을 꼬집으며 "약학 지식을 이용해 소위 강간 약물로 변환이 가능한 기초물질을 1천㎖ 구입해 미리 준비한 작은 약병에 담아 범행에 사용한 것은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액수를 지급하고 모두에게서 처벌 불원 의사를 받았으며, 피고인 가족이 선처를 바라는 점,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다시는 범행하지 않으리라고 믿어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사회적 위험도가 너무나도 커 합의나 전과 여부와 관계없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항소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3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만난 여성 2명에게 GBL을 술에 타 먹인 뒤 성폭행을 시도해 다치게 하는 등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된 수면유도제 졸피뎀을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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