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학자 절반 가까이는 1년 안에 미국에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거나 그 직전에나 볼 수 있는 수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75%포인트 금리인상 직후인 지난 16∼17일 이코노미스트 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에 대한 답변 평균치가 4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중반부터 관련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후 이 정도의 높은 수치는 나온 적이 거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7년 12월에는 3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에는 26%로 모두 지금보다 낮았다.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것은 맹렬한 기세로 치솟는 물가와 더욱 높아지는 대출금리, 글로벌 공급망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쇼크` 때문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이러한 악재들이 맞물리면서 연준이 경기 둔화와 실업률 상승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실현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번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올해 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6.97%로 4월 조사 결과인 5.52%를 훌쩍 넘었다. 2023년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4월 2.86%에서 6월 3.26%로 높아졌다.
지난 4월 조사에서 2.014%로 집계됐던 연준의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도 이번 조사에서는 3.315%로 크게 높아졌다. 6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의 금리인상)에 이어 7월에도 비슷한 정도의 인상을 시사한 여파로 해석된다.
치솟는 물가와 금리는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올해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28%로 4월 조사 결과(2.57%)의 절반에 불과했고, 연말 기준 실업률은 3.7%로 지난 5월(3.6%)보다 소폭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말 실업률 전망치는 4.19%로 집계됐다.
다이와캐피털마켓 아메리카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이클 모란은 WSJ에 "연준이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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