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아직 하락장 초기 단계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역사적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증시 `턴어라운드`의 열쇠를 쥐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기 전까지는 확실한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시장전략가인 비키 창의 최근 리서치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50년 이후 17차례 최소 15% 이상 하락했는데 이 중 11차례는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로 다시 방향을 틀었을 무렵 바닥을 찍었다.
이러한 역사가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연준이 40여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속적인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바닥을 확인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관측에 점차 힘이 실린다는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CIBC 프라이빗웰스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에 "주가 하락의 속도가 지금 수준으로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곧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들의 `저가 매수`를 말리고 있다며 올해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가가) 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S&P 500 지수는 이미 올해 들어 23% 급락해 1932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분석 결과 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15.4배로 최근 15년 평균치 15.7배보다 살짝 아래로 내려왔지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또 앞으로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올 경우 연준이 예고한 것보다 더 공격적인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두려움도 시장에 퍼져 있다.
SYZ은행의 샤를-앙리 몽쇼 CIO는 "다음 물가상승률 통계 수치가 또 한 번 매우 높게 나올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연준은 더 가파르게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연착륙`에 실패하고 경기침체의 불을 끄기 위해 내년 중 다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제기한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최고글로벌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최근 기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1년 안에 연준이 금리인하를 고려하더라도 난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지난 1946년 이후 S&P 500 지수는 경기침체 동안 24%(중위값)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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