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회장·BBQ, 가맹점주 상대 손해배상 항소심도 패소

윤홍근 BBQ 회장이 가맹점주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해당 사건의 발단이 된 제보에서의 가짜 인터뷰는 인정되지만, 이것이 불법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허위 인터뷰 자체가 윤 회장의 명예훼손과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22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는 윤 회장과 BBQ가 전 가맹점주 A씨와 가맹점 직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건은 지난 2017년 한 언론사를 통해 `윤 회장으로부터 폭언과 욕설 등 갑질을 당했다`는 제보 내용이 보도되며 시작됐다. 윤 회장이 일행을 데리고 A씨의 가맹점에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왔다는 주장이었다. 윤 회장이 해당 지점의 직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내뱉으며 "가맹점을 폐점시키겠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윤 회장을 업무방해 및 가맹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조사에서는 해당 보도에서 목격자로 등장한 남성이 가맹점주의 지인일 뿐 현장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에 윤 회장과 BBQ는 허위제보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A씨와 가맹점 직원 등을 상대로 총 13억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윤 회장이) 가맹점을 갑자기 찾아와 욕설·폭언을 했다는 취지의 제보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주장이 구체적인 데다 윤 회장의 사과를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BBQ가 A씨를 설득해 사건을 무마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윤 회장과 회사의 패소를 결정했다.

항소심 결과도 1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 지인의 허위 인터뷰가 윤 회장의 명예훼손과 인과관계가 있는 불법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원고(윤 회장·BBQ)가 주장하는 명예훼손은 사건 제보행위 자체가 아닌 보도가 이뤄짐으로써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A씨 측이 "BBQ가 중량 미달 신선육을 공급하는 등 가맹사업법을 위반해 피해를 봤다"며 BBQ와 윤 회장을 상대로 낸 맞소송은 1·2심에서 모두 기각됐다. 다만 허위 인터뷰를 한 A씨 지인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BBQ가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1심은 A씨 지인에게 "BBQ와 윤 회장에게 총 8억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번 판결에 대하여 BBQ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BBQ 소송대리인은 "가맹점주 측에서 가맹본사에 관한 허위사실을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경우, 그 주장의 진위 여부와는 관계없이 절대적인 약자는 가맹본사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BBQ는 수년 동안 `갑질 기업`이라는 억울한 오명과 함께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겪었고, 그 사이 전국의 가맹점주들에게 막대한 손해가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입장문에 따르면 BBQ는 이번 사건이 대대적인 보도와 형사고소, 공정거래위원회 신고가 함께 진행된 점을 의심하는 상황이다. 사전에 계획되고 준비되지 않으면 쉽게 진행할 수 없는 일이란 주장이다. 소송대리인은 "A씨와 허위 인터뷰한 B씨를 대상으로 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사건의 배경에 관한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