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등장에서 상승률 1위를 차지했던 한국 증시.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긴축이 현실화 되면서 하락률에서도 아시아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 박찬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변화에 민감한 한국.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국 증시는 아시아 주요국을 압도하는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엔데믹이 본격화 되고 긴축이 시작되자 낙폭 역시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물론 코스피의 과도한 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코스피는 1985년 이후 7번의 약세장이 있었는데, 첫 번째 위기는 `저유가·저금리·저환율`을 뜻하는 `3저호황`이 끝난 뒤였습니다.
당시 약 2년 5개월에 걸쳐 코스피 지수가 절반 이상 하락했고 이후 2년 간 다시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이후 IMF 외환위기 당시 우리 증시는 4년에 걸쳐 75%나 폭락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1년 6개월만에 3배나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후 닷컴버블과,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지수가 각각 절반 이상 내렸지만 7개월, 30개월만에 손실을 다 만회하고 두 배 넘게 반등했습니다.
현재 전례 없는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7차 약세장이 찾아왔는데 전문가들은 등락률을 봤을 때 이번 약세장이 IMF 외환위기 때와 유사하다고 말합니다.
두 기간 모두 전세계적으로 긴축 정책이 시행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고, 이에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환율이 급등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은 기준금리를 3%에서 6%로 인상했고 원·달러 환율은 2천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당시 외환위기가 신흥국에 국한된 일시적 위기였던 것과 달리 지금은 전세계적인 위기라는 점입니다.
[강삼모 / 동국대학교 교수 : 외환위기 때는 동아시아 쪽의 문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998년에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서 미국과 유럽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굉장히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현재 위기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기미를 보이면서 환율의 상승이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외환위기 당시에는 없었던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더해졌고, 초저금리로 빚을 내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반대매매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손절의 악순환에 빠진 점도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약세장엔 없었던 위험요인이 사라지거나 안정을 되찾기 이전에는 주가하락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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