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만년 3등 벗어나나…주가는 안다 [기업&이슈]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6-24 19:05   수정 2022-06-24 19:05

    <앵커>

    기업들의 요즘 이슈와 뒷이야기들을 알아보는 `기업&이슈` 시간입니다. 오늘은 LGU+와 관련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양현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 기자,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 `만년 3등` LG유플러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고요?

    <기자>

    네. 통신업계에는 20년간 이어온 법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5:3:2의 법칙입니다.

    <앵커>

    5:3:2의 법칙이라. 점유율을 나타내는 걸까요.

    <기자>

    맞습니다. SKT, KT, LGU+가 각각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을 뜻하는 건데요.

    숫자 그대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은 SK텔레콤이, KT와 LG유플러스가 남은 점유율을 나눠 가진다는 말입니다.

    2000년 초반부터 20년간 지속돼 온 점유율 비율이니 일종의 `불문율`처럼 자리 잡게 됐습니다.

    아이폰이 국내에 첫 도입됐을 당시 3G 사업권을 갖지 못했던 LG유플러스가 점유율을 17%까지 떨어뜨린 시기를 제외하면 말이죠.

    그런데 최근 이 법칙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점유율에 변동이 있는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LGU+의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한 건데요.

    지난 10년간 SKT와 KT가 각각 연평균 2%, 1%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같은 기간 LGU+는 연평균 4%씩 오르며 무섭게 추격해 왔습니다.

    그 결과, 보시는 것처럼 올해 1분기 기준 알뜰폰을 제외한 점유율이 SKT 41%, KT 23%, LG유플러스가 21%로 나타납니다.

    5:3:2가 깨지고 거의 4:2:2에 가까운 구도죠.

    1, 2위 사업자들과 LG유플러스 사이의 격차가 줄어든 모습입니다.

    <앵커>

    오랫동안 이어진 일종의 `불문율`이 무너진 거네요.

    그런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걸까요?

    <기자>

    사실 LG유플러스가 이렇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건, SKT와 KT가 이를 어느 정도 용인한 부분도 있습니다.

    자금력에 우위가 있는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뿌리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면 점유율을 다시 가져올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보조금 지급, 결합상품 판매 등을 진행하면서 이통사들 사이에서도 출혈경쟁이 도움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한 겁니다.

    보조금은 보조금대로 지급하고, 과징금 폭탄을 맞다 보니 오히려 적정 점유율을 유지하자는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 거죠.

    이 같은 상황에서 유플러스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로 가입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겁니다.

    또 하나는 1, 2등 기업인 SKT, KT가 탈통신. 즉 미래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통신업 자체가 성장산업이 아니다 보니 1, 2위 사업자 입장에서 현재 통신 점유율 수준에서 신사업 확장을 주도하는 게 출혈경쟁보다 이득인 거죠.

    <앵커>

    즉 1, 2등이 미래산업으로 진입하고 3등은 이들이 떠나가고 있는 시장을 먹고 있다고 보면 될까요?

    <기자>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을 통해 타사 가입자를 뺏어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알뜰폰 가입자는 대부분 LTE 요금제를 많이 쓰다 보니, 지난해 10월 기점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수는 KT는 뛰어넘었고, 현재까지 그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5G가 아니라 비교적 요금제가 낮은 LTE 이용자 수가 느는 게 손해로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5G 가입자 전환을 유도하기도 쉽다는 판단이죠.

    여기에 최근 과기부가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결정했는데요. LG유플러스가 주파수 폭을 확보할 경우 5G 품질 역시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LG유플러스가 점유율을 늘리고 성과를 내는 건 좋지만,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쉬운 부분 아닌가요?

    <기자>

    물론 LG유플러스가 미래 사업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1, 2위 사업자와 전략이 좀 다른데요.

    신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보다 제휴를 통한 안정적인 확장을 꾀합니다. 대표적인 게 미디어 사업이죠.

    자체 OTT를 만드는 대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공룡 업체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식입니다.

    <앵커>

    원래 주가는 현재 가치가 아닌 미래 가치를 보고 움직이죠. 요즘 통신사들 주가 굉장히 좋은데, 주가를 보면 LG유플러스의 전략을 시장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G유플러스 주가 좀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폭락장에서 통신주들이 경기방어주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표를 보시면 SKT는 1.29% 소폭 하락하고 KT는 11%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통신사 1, 2위 기업은 예전의 명성을 찾은 듯합니다.

    SKT와 KT의 강세는 경기방어주라는 측면도 있지만 이들이 추구하고 있는 탈통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SKT는 AI,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KT는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죠.

    특히 KT의 경우 신사업 분야를 `디지코`로 명확하게 구분해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 결과 신사업 매출 비중이 지난 2019년 1분기 37%에서 올해 1분기 41%로 늘어나는 등 탈통신 분야에서 명확한 성과를 보이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LGU+ 주가를 보면요. 같은 기간 12% 하락했습니다. 코스피 하락폭인 17% 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SKT, KT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죠.

    즉,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다지만 미래 성장성이 다른 통신사에 비해선 아직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LG유플러스가 통신업 점유율 늘리는 만큼, 신사업 전략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양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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