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협상 난항'에 공익위원 개입… 9,410∼9,860원 제시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6-29 17:58   수정 2022-06-29 17:59

공익위원 제시안 최소 2.7%↑
최저임금 3차 수정 '750원 격차'…노동계 1만80원 vs 경영계 9,330원

 2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오른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최저임금 심의의 `캐스팅 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이 29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구간으로 9,410∼9,860원을 제시했다.

앞서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인 이날 노사가 최저임금 요구 3차 수정안을 제출해 노사간 격차는 750원으로 좁혀졌지만 더이상 간극을 줄이지 못한 데 따른 조치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갔다.

이날 박준식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에 이 같은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했다.

앞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오후 4시 50분쯤 최저임금 요구 3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3차 수정안으로 2차 수정안(1만90원)보다 10원 낮춘 1만80원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2차 수정안(9천310원)보다 20원 높인 9천330원을 3차 수정안으로 제시해 양측의 격차를 750원으로 줄였다.

노사 간 격차는 최초 요구안 1,730원에서 1차 수정안의 1,080원, 2차 수정안의 780원에서 3차 수정안의 750원까지 줄었지만 아직 격차가 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논의에 진전이 없자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낸 것이다.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의 하한인 9,410원은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250원(2.73%) 높고, 상한인 9,860원은 700원(7.64%) 높은 수준이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공익위원들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긴 했지만, 노사가 이 범위에서 다시 수정안을 제출할 지는 미지수다.

수정안이 나오더라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제출한 안건(금액)을 표결에 부쳐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최저임금 심의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8년 만에 법정 심의 기한이 이날까지 결론이 날 지 주목된다.

최임위가 법정 기한을 지킨 적은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8번에 불과하다. 최근 10년간은 2014년을 제외하고 매번 법정 시한을 넘겼다.

다만 올해의 경우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들의 심의기한 준수 의지가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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