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훈이 투박한 부산 사투리로 인질극 중 상남자의 `직진 화법`을 선보이며 미워할 수 없는 강도 캐릭터를 소화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 김지훈이 연기한 `덴버`는 길거리 싸움꾼 출신이다. 말투나 행동은 거칠지만 시골 소년처럼 순박한 인물이다.
김지훈은 1일 화상 인터뷰에서 "(원작에서 거친 캐릭터인) 덴버를 제가 연기할 때 위화감 없게 하려면 사투리를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사투리 연기를 선보이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제가 그간 맡아온 역할이 덴버의 거친 매력과 상반된 게 많아서, 차이가 큰 역할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려면 사투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촬영 두세 달 전부터 부산 출신 배우들에게 사투리 과외를 받았고, 대본에 한 줄 한 줄 표시해가면서 억양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투리에 익숙해지고 나니 좀 더 거친 느낌이 있었으면 했는데 (래퍼) 쌈디(사이먼 도미닉)씨의 사투리가 덴버에게 어울릴 것 같아 찾아갔다"며 "대본에 쌈디씨의 억양과 스타일의 대사를 추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완성한 덴버는 거칠면서도 속정 깊은 캐릭터다. 인질 중 윤미선(이주빈 분)이 임신했다고 알게 뒤 이후에는 몰래 우유, 바나나 등 간식을 챙겨주기도 하고, 베를린의 강요로 미선을 총으로 쏴야 하는 궁지에 몰렸을 때도 차마 죽이지 못한다.
김지훈은 "덴버는 순박하고 따뜻한 인물"이라며 "거칠고 사고뭉치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개념은 올바르다. 욱하는 성질을 잘 다스리진 못하지만, 자기 잘못은 금방 인정하는 게 매력"이라고 배역에 애정을 드러냈다.
2002년 KBS 드라마 `러빙 유`로 데뷔해 연기 경력 20년인 김지훈은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보다는 본인이 가진 매력을 다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종이의 집` 역시 그런 연장선에서 선택한 작품이다.
김지훈은 "아직도 제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 그런 부분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종이의 집`은 동명의 스페인 인기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 24일 공개된 이후 사흘 만에 3천374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그 주(6월 20∼26일) 넷플릭스 비영어 TV부문 가운데 시청시간 1위에 오르는 등 아시아, 중동, 남미 등의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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