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사업자담보대출이 늘고 있습니다.
사업자 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이 없는 등 규제가 덜하다 보니 담보인정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고 LTV 대출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협은행은 특정 사업자에 지나치게 높은 LTV를 적용해주면서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용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군포시의 한 요양원 빌딩
7층짜리 이 빌딩은 지난해 12월 47억원에 매매된 후 올해 1월 수협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됐습니다.
근저당권 설정액은 40억원
근저당설정액은 대출원금 보다 20%정도 많게 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건물을 담보로한 대출액은 34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출액이 담보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점입니다.
취재 결과 현재 이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토지 28억7천만원, 건물 13억3천만원으로 건물과 토지를 합쳐 총 42억원 입니다.
대출액이 34억원 이니까 담보인정비율, LTV를 81%로 잡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은행들은 이 지역에서 평균 몇 %의 담보 인정비율을 적용하고 있을까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일반상가 건물이 밀집해있는 경기도 군포시 일대 입니다.
이 지역 일반상가의 담보인정비율은 시중은행이 60%, 저축은행도 70%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수협 대출의 LTV는 80% 이상으로 상당히 높게 책정돼 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걸까요?
수협은 일반 사업자 대출 이외에 특수 목적 사업자를 타깃으로 한 고 LTV 담보대출 상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상품은 요양원(80%)이나 교회(70%), 어린이집(70%) 등에 70~80%의 담보인정비율을 적용해 주고 있습니다.
통상 다른 은행들이 용도가 한정된 특수 목적용 건물의 담보가치를 일반 건물보다 낮게 잡는 것과는 정 반대입니다.
[수협관계자 : 마케팅을 해보고 교회 같은 경우는 교인이 많은 데 어린이집의 경우는 원생이 많은데 좋은데 위치한데 이런데는 저희가 가서 마케팅을 해서]
물가상승이나 경기불황 등으로 사업장의 운영여건이 여의치 않아지고 금리 상승기 부동산 가치까지 떨어지면 담보인정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특수 목적 사업자 대출은 부실채권이 될 개연성이 일반 담보대출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인호 숭실대 부동산학과 교수 : 결국 피해라는 것이 대출기관에서 피해를 입다 보니까 (피해 사례가) 제대로 드러나기 어려워요. 아직은 심각하게 문제점들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위험성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대출금을 사업목적 이외에 쓴 사례는 없는지, 부실채권으로 인해 요양원 입소자나 어린이집 원생들에게 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우려는 없는지 등에 대해서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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