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저축성 예금이 눈에띄게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6일 ‘자금순환(잠정)’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60조 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51조1천억원) 대비 9조3천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통상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순자금 운용이 대체로 음(-)의 상태(순조달)인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은행은 “1분기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지원금 등에 가계소득이 늘어났고 주택투자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기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1분기 351만1천원에서 올해 1분기 386만원으로 증가한 반면 주택거래량은 동기간 28만호에서 13만8천호로 감소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1분기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83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104조원)보다 20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9조5천억원)가 직전 분기(-1조2천억원)보다 늘었지만, 작년 1분기(42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대폭 감소했다.
투자펀드를 제외하고는 가계는 1분기 국내외 주식에 16조원의 자금을 운용했다. 거주자 발행주식 및 출자지분을 7조7천억원, 해외주식 8조3천억원어치를 각각 취득했다.
국내외 주식 취득액은 직전분기(1조원) 대비해서는 늘었지만 지난해 1분기인 52조2천억원에 비해서는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가계의 저축성예금과 금전신탁은 1분기 42조3천억원, 6조4천억원 각각 늘어나며 증가폭은 직전분기(30조6천억원, 4조9천억원)과 지난해 1분기 (15조원, 1조3천억원) 보다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21.6%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의 비중은 올해 1분기 20.1%로 떨어졌다. 반면 예금 비중은 41.8%로 1년 전인 41.0% 보다 소폭 늘었다.
방중권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에 자금이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저축성 예금 등으로 이동하며 리밸런싱 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계는 1분기 총 22조7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직전 분기(34조5천억원)나 전년 동기(53조원)보다 줄어든 것이다.
자금조달액 가운데 21조4천억원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이었으며, 직전 분기(33조1천억원), 1년 전(52조8천억원)과 비교해 차입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1분기 순조달 규모가 27조8천억원으로 1년 전(18조원)보다 늘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면서 금융기관 차입(49조5천억원)과 주식발행(21조원)이 작년 1분기(22조6천억원, 19조5천억원)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반정부의 1분기 순조달액은 23조3천억원으로, 1년 전(8조3천억 원)보다 순조달 규모가 급증했다.
방 팀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적극적 재정 집행으로 정부 소비가 늘면서 정부의 순조달 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hhjeon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