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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유로' 됐는데…환율 더 오르나 [증시프리즘]

입력 2022-07-12 20:07   수정 2022-07-13 13:35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증권부 배성재 기자와 증시 진단해 봅니다. 배 기자,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하락했군요.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개인이 매수세를 이끌었습니다.

    <앵커>
    급락장 속에 최근 이슈가 된 게 증권사들의 반대매매였습니다. 금융당국이 신용융자담보비율을 늘려주는 등 조치가 있은지 벌써 일주일이 됐는데, 좀 줄어들고 있긴 합니까?

    <기자>
    반대매매 추이는 신용잔고 비율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신용잔고액이 줄었다는 건 신용거래로 돈을 빌렸던 투자자들이 돈을 갚았던지, 또는 증권사로부터 반대매매를 당했던지를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6월 신용잔고액은 17조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시장 급락 속에 반대매매가 크게 늘은 탓이죠. 2년 가까이 20조 원 대를 유지했는데 상당히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조치가 있었던 7월 4일 이후 이 금액대는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증시가 출렁이는 와중에도 금융당국의 조치가 반대매매 방어선 역할을 하면서 연착륙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봇물 터졌던 반대매매가 연착륙했다는 소식은 다행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환율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습니다. 1,310원대를 넘어서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습니다. 왜 계속 오르는 겁니까?

    <기자>
    환율은 장중에 1,316.4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오늘 원·달러 환율이 오른 요인은 달러 인덱스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일컫는 환율 인덱스가 오늘 기준 108.36을 기록 중입니다. 108선을 넘은 게 2002년 이후로 거의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그렇다면 왜 달러 선호가 이렇게 심화되느냐. 바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죠. 당장 러시아가 독일로 향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끊어버리고, 중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서 도시 재봉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게 이번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앵커>
    그렇다면 환율이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상승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기자>
    결국 열쇠는 미국 손에 달려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경기 둔화가 찾아오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할 시기가 바로 환율이 내려올 때라는 분석입니다.

    이 시기를 9월 FOMC 전후로 보는 시각이 있는 한편, 연말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내일 나올 미국 6월 CPI 수치가 올해 최고점이 될 거라는 관점을 가진 이들은 9월 FOMC 이후부터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세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환율 밴드를 3분기 1,290원, 4분기 1,245원으로 예측했습니다.

    반면 앞으로 다가올 침체의 강도가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할 거라고 내다보는 곳들은 환율이 더 상승할 수 있다고도 경고하고 있습니다. DB금융투자의 경우엔 1,350~1,370원까지 환율 상단을 열어뒀습니다.

    <앵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이 유력한데, 빅스텝 이후에도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요.

    <기자>
    곧장 7월 말에 미 연준이 기준금리 0.75% 인상, 즉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며 미국이 한국보다 금리가 높은 금리 역전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이 최근 주식과 채권을 팔며 물 빠지듯 나간 것도 이미 이 이슈가 선반영된 탓으로 풀이가 되는데요. 다음 달 말에 우리는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수정할 수 있지만, 약 한 달 동안은 금리 역전이 벌어지는 걸 막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 계속해서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연준이 추가 긴축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달여의 시간차를 두고 한국은행이 연준의 금리 인상률을 뒤쫓아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 또한 증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환율은 고공행진 중이고, 증시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데, 당국이 개입할 여지는 없습니까?

    <기자>
    꼬박 일주일 남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이 변곡점으로 꼽힙니다. 19일 옐런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가질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개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면 환율이 안정되기는 하는 겁니까?

    <기자>
    통화스와프가 만능은 아닙니다. 투심 안정 효과는 있지만 체질 면에서 바뀌지 않으면 어렵다는 건데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후 환율이 잠깐 하락했다가 증시가 폭락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온 적도 있습니다.

    또 통화스와프 체결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도 물음표입니다. 우리 입장에서야 원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이득 될 게 없기 때문인데요.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인사청문회 당시에 미국의 상시 스와프를 가진 나라들은 주로 전 세계적 금융 허브인 국가들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별도의 외환 안정책을 꺼내들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증권부 배성재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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