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 위험 요인이 있어도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지 않는 `슈퍼 혈관`의 비밀이 풀렸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다수의 위험요인이 있는데도 혈관이 깨끗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은 고령,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유전 등이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보통은 이런 위험요인 여러 개를 동시에 갖고 있으면 동맥경화에 의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본다. 하지만 위험요인이 있는데도 혈관이 깨끗한 경우가 종종 관찰되면서 최근 슈퍼 혈관의 존재가 부각됐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요인이 있으면서도 혈관이 정상인 슈퍼 혈관군 72명과 실제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대조군 94명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 연구를 시행해 슈퍼 혈관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 10개를 새롭게 찾아냈다.
이상학 교수는 "이번 유전자 변이는 혈관 생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PBX1 유전자와 인체 시계에 영향을 주는 NPAS2 유전자 등이 포함됐다"면서 "지금까지 콜레스테롤 조절을 통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여러 위험요인이 동반한 상황에서 혈관이 정상인 이유를 밝힌 연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연구 결과를 응용하면 새로운 의학적 표적을 발굴해 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변이가 있는 다른 유전자들의 인체 내 역할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동맥경화와 혈전증`(Journal of Atherosclerosis and Thrombosis) 최근호에 발표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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