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믿고 투자했는데...수소충전소 절반 적자

신재근 기자

입력 2022-08-01 19:09   수정 2022-08-02 18:32

    <앵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세계 1위 수소경제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수소차 보급 확대를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수소차 보급은 부진하고 전국 130여개 수소 충전소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1곳이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신재근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기자>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 수소충전소입니다.

    이 충전소는 원재료로 천연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충전소를 운영하는 회사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박종한 / 제이엔케이히터 이사: 수소 매입 가격이 지난 4월까진 kg당 6,900원에 사 왔는데, 요즘은 kg당 8천 원으로 올라갔고, 최근엔 더 올려달라는 게 수소 공급사 요청입니다. kg당 8천 원에 사서 kg당 8,800원에 파는 구조에서는 도저히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는 인력에 대한 인건비라든지….]

    올 상반기에만 적자를 기록한 수소충전소가 전국적으로 61곳에 이르는 상황.

    전국 수소충전소 총 134곳 중 절반 가까이가 적자에 시달리는 셈입니다.

    수소 가격이 고정됐기 때문이란 게 수소충전소 측 설명입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소매입 가격은 20~30% 올랐는데, 수소 판매 가격은 kg당 8,800원으로 고정돼 있습니다.

    정부가 수소차 보급을 가속화 하기 위해 수소 가격이 치솟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더욱 근본적 문제는 수소경제 자체에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2019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오는 2040년까지 수소차를 620만 대 보급하겠다는 목표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1세대 넥쏘 이후 수소차 개발은 사라진 상황. 수소차 보급은 걸음마 수준입니다.

    적자 충전소가 늘어나자 정부는 이를 메꾸기 위한 적자보전 예산을 지난해 15억원에서 올해 153억 원으로 대폭 증액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앵커>

    이어서 취재기자와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앞서 본 리포트에서 수소차 보급이 더딘 상황이라고 언급했잖아요.

    지금까지 수소차가 몇 대나 보급됐습니까?

    <기자>

    올 상반기까지 국내에 보급된 수소차는 승용차 기준 2만4천 대입니다.

    3년 전 정부가 목표로 한 보급대수가 7만9천 대였는데, 아직 목표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지금 같은 속도면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입니다.

    수소차 보급이 더딘 이유는 선택할 수 있는 차종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현재 팔리고 있는 수소 승용차는 현대차의 넥쏘가 유일하다시피 한데, 기술적 난제와 낮은 경제성으로 후속 차종 출시가 안 되는 상황이고요.

    또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소차가 뒷전으로 밀린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수소차 보급이 느리니 수소충전소 구축 속도도 더딘데요.

    정부는 올해 말까지 총 310개의 충전소를 전국에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까지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134개뿐입니다.

    <앵커>

    수소차 보급도 중요하지만, 수소경제가 잘 되려면 무엇보다 수소 생산과 공급이 원활히 돼야 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앞서 수소충전소 61곳이 적자 상태에 빠졌다면 심각한 상황 아닌가요?

    <기자>

    적자를 기록한 수소충전소는 작년엔 12개였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61곳으로 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지원하는 수소충전소 적자 보전 예산도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15억 원이었던 예산은 올해 153억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수소충전소들이 구조적 만성적자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수소경제가 지난 정부 정책이다 보니 힘을 못 받는 것이란 시각도 있는데요.

    현 정부는 수소경제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윤석열 정부도 수소를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보고 육성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달 정부는 수소경제 구축을 위해 기업들이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를 위해 5천억 원 규모의 민관합동 펀드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실현되려면 앞서 제가 언급한 후속 수소차 출시 등 수소차 보급이 선행돼야 합니다.

    또 지금은 기업들이 어떤 수소를 생산해야 하는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데, 정부가 세부 지침을 하루 빨리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오늘 유튜브에 나갈 제목과 해시태그(#)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제목은 `정부 믿고 투자했는데...수소충전소 절반 적자`로 하겠고요.

    해시태그는 #수소경제, #수소충전소, #수소차로 하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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