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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민주'로 주저앉은 '국민주'…절규하는 카카오 주주 [증시프리즘]

박해린 기자

입력 2022-08-02 19:36   수정 2022-08-02 19:36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 또 맥을 추지 못하는 하루였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중 갈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에 부담을 줬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6.3% 올랐습니다.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됐습니다.
    간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도 시장의 하방을 자극했습니다.
    미국의 7월 ISM 제조업 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경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들이 이번주 줄줄이 발표되거든요. 이 지표들을 기다리며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앵커>
    한 가지 이유가 아니라 복합적이었군요.
    오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등한 종목들도 있던데요.
    <기자>
    네,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입니다.
    오늘 카카오페이와 SK네트웍스, 원티드랩 등이 실적을 발표했는데,
    주가만 봐도 어떤 기업의 실적이 잘 나왔는지 알 수 있겠죠?
    원티드랩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15% 급등했습니다.
    최근 시장은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많이 낮춰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적이 생각보다 잘 나와준 기업들은 주가가 확 튀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장 마감 후에 실적이 나온 터라 장 중 주가는 경계심을 내비치는 정도로 마감했습니다.
    <앵커>
    카카오페이 실적,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또다시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25억원, 순손실은 5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 당초 안좋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보다도 더 안좋은 결과를 나타낸 겁니다.
    기존 전망에 따르면 올해 내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훨씬 실적이 악화되며 연간 실적 전망치도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왜 이렇게 실적이 안 나오는 겁니까?
    <기자>
    카카오페이 측은 "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 밝혔습니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이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제반 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말도 일리가 있는 게 별도 영업이익을 따져보면 88억원 흑자를 기록했거든요.
    카카오페이 측은 하반기에는 자회사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거래와 카카오톡 주식 거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하반기 이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내일 카카오페이 주가가 걱정되는데, 사실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액면분할을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주가가 정말 많이 빠졌습니다.
    25만원에 달했던 주가는 공모가보다도 33%가량 빠졌습니다.
    사실 뒤이어 말씀드릴 카카오뱅크도 비슷하거든요. 한때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그룹주가
    주주들을 굶긴다고 해서 `굶민주`라고 불릴 정도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입니다.
    <앵커>
    국민주가 굶민주가 되다니요.
    박 기자, 좀 긍정적인 얘기는 없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수급 측면에서는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수급을 뽑아보니,
    코스피 순매도 1위가 삼성전자, 2위가 카카오뱅크, 3위가 카카오페이였습니다.
    다만 카카오페이의 경우 이번 MSCI의 8월 분기 리뷰에서 편입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 지수에 편입되게 되면 940억원가량의 패시브 추적 자금의 매입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카카오페이, 기존엔 MSCI 지수에 편입이 안 돼 있었군요?
    편입이 결정되게 되면 언제부터 편입되는 겁니까?
    <기자>
    네,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편입을 위한 최소 비율인 15%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그동안 편입이 불가했었는데,
    지난 6월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지분 50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유통 주식 비율이 15% 이상으로 늘었거든요.
    이번 분기 리뷰에서 편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는 12일 장 시작 전 발표되고, 편입이 결정되면 이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앵커>
    일단 카카오페이는 성적표가 나왔고, 카카오뱅크는 어떻습니까?
    카카오뱅크도 `굶민주` 반열에 들어가는 겁니까?
    <기자>
    네, 이번주 토요일 카카오뱅크가 첫 생일을 맞는데, 그렇게 잔치 분위기는 아닙니다.
    9만4,4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오늘 기준 이보다 약 68% 하락했고 공모가도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상장했을 당시 시장에 기대감이 팽배했으나
    실제 실적 구조를 보니까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이자수익에서 내고 있었습니다.
    금융권의 새로운 메기가 될 줄 알았는데, 기존 은행과 비슷하게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도 업계도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앵커>
    카카오뱅크의 실적은 언제 나옵니까?
    <기자>
    내일 나옵니다.
    2분기 실적 추정치를 따져봤더니 카카오페이와 비교해선 한결 나았습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카카오뱅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741억원으로 전년 대비 6.88% 증가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마이너스 가득한 그래프를 보다가 이걸 보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데,
    증권가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의 시각은 조금 냉담합니다.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그간 전년 동기 대비 30~40% 성장을 이어온 것과 비교하면 성장성이 둔화됐단 평가가 나옵니다.
    KB증권 등은 수수료와 플랫폼 부문의 수익 성장이 정체되고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반영돼 이익이 주춤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이 바로 배당입니다.
    은행주는 배당의 꽃으로 불리죠. 은행주는 현 주가에서 평균 연 5%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데,
    카카오뱅크는 당분간 배당이 없을 것이기에 이에 대한 기회비용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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