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해협에서 나흘간 진행된 중국의 군사훈련은 중국의 진전된 현대전 역량뿐만 아니라 대만 경제를 붕괴시킬 수 있는 해상 화력을 과시하는 첫걸음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7일까지 대만 주변에서 열린 중국의 고강도 군사훈련을 평가하는 해설기사를 통해 8일(현지시간) 이 같은 진단을 소개했다.
WSJ은 "대만을 둘러싼 잠재적인 전쟁에서 미국과 싸우는 것을 포함해 어떤 주요 분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려 하는 중국 진전을 엿볼 드문 기회였다"고 주목했다.
분석가들은 대체로 이번 중국군이 이번 훈련에서 해상과 하늘에서 합동훈련을 하는 등 현대군의 특징인 `다분야 조정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대만을 전면적으로 봉쇄할 만큼의 군사적 자산은 부족한 듯 보였지만, 대만 경제를 초토화할 만큼의 해상 화력은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중국군 전문가인 M. 테일러 프레블은 중국이 2016년 군사조직 개편에서 대만 인근에서의 합동작전 능력을 키우기 위해 창설한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이번에 특별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해상과 상공에서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육·해·공군 뿐만 아니라 로켓부대, 수송 및 지원 부대 등 주요 부대가 대거 참가했고, 최신 무기들도 일부 배치됐다.
하지만 해상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군 선박을 동원하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구축함과 순양함과 같은 대형 전투함이 주로 투입됐는데 이는 `봉쇄`에는 이상적이지 않다는 진단도 뒤따랐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중국 해군은 50척의 배로 훈련했지만 호위함과 같이 작고 민첩한 배를 충분히 이용하지는 않았다"며 "대만으로 접근하는 배를 우회시키거나 검문·억류하고, 대만 항구 접근을 차단할 충분한 배가 보이지 않았는데, (사실) 중국은 대만 경제를 무력화할 만큼의 충분한 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대만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격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가까웠다"면서 "그러나 중국에는 좋은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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