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이는 해당 기간 물가 평균을 전년도 같은 기간 물가 평균과 비교한 전년 누계비 기준이다.
전년 누계비 변동률은 올해 1월과 2월 3.6%에서 3월 3.8%, 4월 4.0%, 5월 4.3%, 6월 4.6%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로 보면 올해 1∼6월에 매달 0.6∼0.7%를 기록했다. 지난달은 0.5%로 소폭 둔화했다.
앞으로 남은 올해(8∼12월)에 전월 대비 상승률이 매달 0%를 기록한다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97%가 된다. 물가가 전월과 같거나 하락하지 않는 이상,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은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없었다.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물가 상승률은 4.7%였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물가 상승률도 4.7%다.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5%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식료품 등 공급측 요인으로 시작됐던 물가 상승세가 서비스 등 전방위로 확산해 고물가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에 대해 "5%를 넘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가을 즈음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6.3%(전년 동월 대비 기준)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0월 정점을 형성한 후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점이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재개되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전월보다 하락하는 등 곡물 가격 안정도 기대 요인이다.
다만 근래 불거진 중국·대만과의 갈등은 공급망 차질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을 유발할 수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대내적으로는 경제 주체들 사이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는 점이 물가 상방 압력이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였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전월 대비 상승 폭도 최대다.
이는 임금 상승, 서비스 요금 상승 등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 이에 정부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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