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매분기 예외없이 성장…2분기 실적도 일부일 뿐"

전효성 기자

입력 2022-08-11 09:25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쿠팡의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주가도 4개월여 만에 20달러 선까지 올랐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이 50억 3,78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영업적자는 6,714만달러(약 87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었다.

10일 쿠팡의 주가는 4.11% 오른 19.76달러로 마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장외 시장에서 쿠팡의 주가는 3% 이상 상승하며 20달러 선을 넘겼다. 쿠팡 주가가 2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 4월 4일 이후 4개월 만이다.

● 사상 첫 조정 EBITDA 835억원 순이익…김범석 "매분기 예외없이 성장"

쿠팡은 1분기 6조 1,650억원의 매출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고성장을 지속했다. 한국 이커머스 업계가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 전분기 대비 0%대 성장한 것과 비교해 고무적인 결과라는 평가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2분기 실적은 장기적인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상장 이후 매 분기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분기 영업손실은 84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직전 분기 대비 67.3% 줄었다. 쿠팡은 상장 이후 2,500억원~6,500억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1,000억원 미만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이같은 수익성 개선 결과로 조정 EBITDA 기준 835억원(6,617만달러)의 흑자를 최초로 달성했다. 지난 1분기에는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에서만 조정 EBITDA 흑자를 냈지만, 1분기 만에 전체 사업에서 흑자 구조로 전환한 것이다.

이번 실적은 증권사 컨센서스를 상회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나스닥닷컴은 9일 쿠팡의 주당순손실 전망치를 0.11달러로 예상했다. 실적 공개 결과 이를 상회한 -0.04 달러를 기록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CFO는 "연말까지 연간 기준 조정 EBITDA 흑자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좋아진 비결은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의 실적 향상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조정 EBITDA 순이익은 1분기(287만달러) 대비 2.4배 증가한 978만달러를 기록했다. 쿠팡이츠 등 성장 분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 와우 멤버십 혜택에 6,500억 투자…1인당 고객 매출 20% 증가

김범석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풍부한 고객 경험과 가성비 제품을 제공하는 와우 멤버십 투자 ▲지속적인 물류와 기술 투자로 인한 효율성 증대를 2분기 실적 개선의 핵심 원동력으로 꼽았다.

특히, 12가지 혜택을 제공하는 와우 멤버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2분기 와우 멤버십 혜택에 5억달러(약 6,500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 로켓프레시는 어떤 유통업체보다 가장 많은 신선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성장 기회가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와우 멤버십은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초청 내한경기, 드라마 안나 등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분은 올해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유료 멤버십 투자에 힘입어 쿠팡의 1인당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17달러를 기록했다.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대비 5%증가(1,788만명)했다.

● "업무 강도 낮추고 배송 효율은 극대화"

2014년 로켓배송 런칭 이후 지속적인 물류 인프라 투자로 각종 비용을 절감한 효과가 이번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이 전국으로 늘고, 물류 AI 기술 도입으로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는 한편 동시 배송 효율은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김 의장은 "물가 상승 기조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물류 자동화에 대한 투자가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전국 100여개의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구축한 쿠팡은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물류망을 운영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각종 비용 절감 효과가 확대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의 전국 물류 인프라 규모는 2020년 말 70만평에서 지난해 말 112만평으로 늘었다. 이는 여의도 면적보다 28% 크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동남권·광주광역시에 신규 물류센터를 건립하며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물류센터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 효율성은 높이는 AI기반 물류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다. 쿠팡은 무인운반 로봇, 자동 분류기 등을 활용하고 있다. 쿠팡이 물류 인프라 기술과 자동화에 투자한 금액은 2020년 5,000억원, 2021년 7,500억원에 달한다.

● "전국 16만 소상공인 판로 개척"

쿠팡의 성장에 따라 입점 파트너 소상공인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매출과 거래량은 코로나가 덮친 지난 2년간(2019년 말~2021년 말) 2배 이상 늘었다. 국내 소상공인의 매출 성장률이 2년 연속 마이너스(2020년 -10.2%, 2021년 -1.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이다.

쿠팡에 따르면 입점 소상공인 수는 15만 7,000명이다. 이들의 지난해 거래금액은 8조 1,000억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2배 성장했다. 쿠팡의 매출은 같은 기간 7조 1,530억원에서 지난해 22조 2,257억원으로 상승했다.

쿠팡 측은 "회사의 성장으로 최근 3년간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한 파트너들이 5,292명에 달한다"며 "쿠팡은 지난해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 5,800억원 가량을 투자하며 이들의 성장을 돕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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