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규모의 오프라인 유통매장을 가진 월마트의 실적 내용을 보면 인플레이션에 따른 미국 국민들의 소비 습관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존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대적으로 `예산에 쫒기는`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식품 매장을 보면 쇠고기를 사던 사람들이 점차 참치 캔 통조림을 사고, 현금 결제를 해오다 신용카드 결제를 하는 고객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중·고소득 고객들이 경쟁사보다 할인폭이 더 크다는 유통매장인 월마트를 더 찾게 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쉽게 말하면, 트레이더 조나 홀푸드에서 쇼핑하던 중산층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마트로 왔다는 겁니다. 월마트 내 식품 부문 점유율의 4분의 3이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가구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월마트의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4.5%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2분기 실적이 기대보다는 잘 나왔지만, 월마트는 앞으로의 매출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한 달 전 한 차례 하향한 올해 전체 매출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덜 벌 것이라는 기조도 그대로인데 주당순이익 감소폭은 9~11%로, 기존 11~13% 주당순이익 감소율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월마트와 함께 미국 내 대형 주택 인테리어 자재 유통기업인 홈디포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홈디포는 2분기 매출 436억 8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5.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지표는 어떨까요. 개장 한 시간 전 미국의 7월 신규주택허가와 주택착공 실적이 나왔습니다. 신규주택허가는 예상보다 조금 높은 167만 4천건이었는데 실제 주택 착공 건수가 예상을 밑돈 144만 6천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치는 154만 건이었죠. 지난 2021년 2월 이후 주택 착공 건수가 가장 낮아진 겁니다. 주택 시장은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말한 것처럼 미국의 경제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주택착공 등의 지표가 예상보다도 낮게 나오고 추세도 감소세로 향한다는 것은, 그만큼 주택시장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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