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에 매각 철회…후퇴한 카카오의 신경영

고영욱 기자

입력 2022-08-18 19:02   수정 2022-08-18 19:02

    <앵커>
    기업 앤 이슈 시간입니다. 카카오가 그동안 논란 속에 내홍까지 겪게 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결국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카카오가 모빌리티 매각을 철회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카카오가 밝힌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철회의 배경은 카카오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하고 이에 따르겠다는 겁니다.
    사모펀드로의 매각설이 불거진 지 두 달만의 결정입니다.
    당초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성장을 위해서 매각이 불가피하단 입장이었지만 노조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지난달 25일 카카오가 모빌리티 매각을 유보하기로 한 뒤 근로자 대표와 경영진이 협의체를 구성했고 여기서 나온 논의를 바탕으로 이번 결정에 이르게 됐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 카카오 안에 남아서 같이 성장하고 혁신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앵커>
    노조가 회사 경영 전략 바꾼 사례인데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주요 경제단체들 입장을 취재해 봤는데 함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내기가 조심스럽다는 건데 매각 추진의 여러 배경을 비롯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건으로 앞으로 카카오 계열사들 정리 작업에 전반적으로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가요.
    <기자>
    카카오 측에서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계열사 정리 작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139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연말까지 100개 정도로 줄인다는 목표를 지난 4월 제시했었는데요.
    지난해 골목시장 침해 논란이 불거진 이후 문어발식 확장이란 비판을 받자 논란을 빚는 회사들을 정리하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지난 16일 공개된 카카오 `기업집단 설명서`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는 지난 4개월 동안 5개 밖에 줄어들지 않은 상황인데요.
    카카오 노조 측은 계열사 매각과 통폐합을 진행할 때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또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인만큼 계열사 정리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하고 다시 매각을 하려다가 철회하게 된 건데 투자했던 회사들은 투자금을 어떻게 회수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게 문제인데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구조를 보시면 카카오가 57.5%, 미국계 사모펀드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29%, 칼라일그룹 6.2%, LG 2.4%, 기타 4.9%로 구성돼있습니다.
    지금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가 8조 5천억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투자사들 지분을 카카오가 사들이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만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해도 최소 3조원이 들어갑니다. 지난해 카카오의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400억원 가량입니다.
    결국 IPO 밖에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카카오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카카오모빌리티 IPO를 다시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계열사 쪼개기 상장 논란으로 투자심리가 많이 저하된 상황인데 모회사인 카카오의 이번 결정이 카카오 주주입장에선 잘됐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증권가에선 일단 사람들의 이동 증가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매각 철회가 카카오 주주에겐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카카오 안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있는데 앞으로 카카오모빌리티 IPO가 진행된다면 그만큼 카카오 기업가치가 빠질 수 있고 이중 상장과 같은 문제도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의견 들어보시죠.
    [증권업계 관계자 : 모빌리티 비즈니스가 지금 흐름이 좋으니까 계속 성장을 할 수 있다라는 전제로 놓고 보면 내재화를 갖고 있다는 부분은 나쁠 이슈는 없는 거죠. 결국 중립 이상으로 보는데 여기서 추후에 IPO 부분이 어떻게 될지 이거는 약간 변수가 있다. ]
    <앵커>
    오늘 카카오 주가는 어땠습니까.
    <기자>
    오늘 카카오 주가는 1.12% 떨어진 79,20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2년간 비대면 서비스란 이유로 크게 올랐던 기저효과가 있고 야외활동 증가로 카카오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는 돼야 실적이 개선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얘기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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