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에이즈 유발' HIV 감염신고 급감

코로나19 유행 이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신고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조기 진단·치료로 HIV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할 경우 에이즈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HIV 감염과 에이즈를 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전수 감시하고 있다.

21일 질병청의 `주간 건강과 질병`에 따르면 지난해 HIV 신규 감염을 신고한 사람은 975명으로, 2020년 대비 4.0%, 2019년 대비 20.3% 감소했다.

기관별로 보면 병의원에서 신고한 사례가 712건으로 2020년(731건) 대비 2.6%, 2019년(754건) 대비 5.4% 감소했는데, 보건소 신고는 157건으로 2020년(166건) 대비 5.4%, 2019년(367건) 대비 57.2% 감소했다.

기타 기관에서의 신고는 106건으로, 전년(119건) 대비 약 10% 감소했는데, 이는 헌혈자 감소, 병무청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규모 감소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 방역 과정에서 보건소의 HIV 검진 기능이 중단되면서 감염자 신고가 줄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유행은 HIV 감염인들에게 더욱 불안정한 여건을 조성하고, HIV·에이즈의 치료 및 관리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질환의 예후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규 HIV 감염자 중 남성은 897명(92.0%), 여성은 78명(8.0%)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52명(36.1%)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93명(30.1%), 40대가 149명(15.2%), 50대가 112명(11.5%), 60대가 41명(4.2%), 10대가 17명(1.7%), 70세 이상 12명(1.2%) 순이었다.

내국인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응답자 532명 중 531명(99.8%)은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었고, 1명은 마약주사 공동사용에 따른 것이었다.

성접촉에 의한 감염인 중 여성은 모두 이성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었고 남성의 33.8%는 이성간 성접촉, 66.2%는 동성간 성접촉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