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수원에 따르면 황주호 한수원 제10대 사장은 이날 경주 한수원 본사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한수원 역사상 첫 학자 출신 기관장이다. 황 사장은 취임식에서 "원자력 안전은 우리의 생명으로, 최상의 안전 수준으로 원전을 운영할 것"이라며 "원전 수출 10기를 목표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나가자"고 말했다.
서울대 핵공학과 출신인 황 사장은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이사장·한국원자력학회장·한수원 원전안전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국내 최고 사용후핵연료 전문가로 통한다. 황 사장은 취임 후 윤석열 정부가 주력 국정과제로 제시한 원전 수출과 더불어 SMR 기술 개발, 고준위 방폐장 등 주요 현안을 추진하게 된다.
특히 지난 1월 단독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집트 엘다바 원전의 터빈건물 등 2차 건설사업 수주 계약을 이달 내로 체결할 전망이다.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는 이집트 엘다바에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으로, 러시아 JSC ASE가 원자로 등 주요 시설을 짓고 터빈 건물 등 나머지 2차 계통 건설을 한수원이 맡는다. 해당 사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발발 이후 이어진 대러 제재 영향으로 최종 계약이 지체됐고, 주요 협의가 취소되는 등 계약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 ASE가 대러 제재 대상에서 빠졌고, 서방 기업들도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다시 속도가 붙었다. 한국이 유일하게 사막 원전 건설 경험이 있다는 점도 한수원에 힘을 보탰다.
13년 만의 조단위 원전 수출 실적이긴 하지만 UAE 바라카처럼 한국이 전체 계약을 따낸 것이 아닌 만큼 황 사장은 하반기 원전 수주전에 더욱 공을 들일 전망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엘다바 원전은 2차 건설만 한국 업체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팀코리아`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는 아니"라며 "일감이 끊겼던 원전 생태계가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둔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수원이 엘다바 원전의 기자재 공급은 두산에너빌리티에, 터빈 건물 시공은 현대건설에 각각 맡기는 것이 유력했지만 확인 결과 현대건설은 참여하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할 기자재도 원자로나 터빈 등 핵심 기자재가 아닌 보조 기자재에 그친다. 이번 수주가 원전 수주보다는 건설 수주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황 사장은 체코·폴란드·루마니아 등 동유럽 원전 사업 수주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SMR 기술 개발도 빨라질 전망이다. 한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오는 2028년까지 3,992억원을 투입해 세계 SMR 시장에 내놓을 차세대 노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황 사장은 "수출 대상국을 확대하고, 사용후핵연료 관리계획 공고화와 법제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SMR 사업도 진취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원자력 수소 생산이 청정수소로서 수소법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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