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시리즈를 1천만 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인데요. 실제 제품을 만져 본 소비자 반응이 어땠는지 양현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양현주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갤럭시 스튜디오 입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갤럭시 폴더블 4세대 제품 사전개통에 나선 이용자들로 매장 안이 붐빕니다.
기존 스테디셀러 노트시리즈를 사용하던 한 이용자는 폴더블폰의 인기을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합니다.
[정현석 / 서울시 광진구 : 노트8을 쓰다가 이걸 쓰니까 손안에 딱 들어오기 때문에…나이는 좀 있지만 젊은 세대 못지않게 트렌드에 동승하기 위해서 구매하게 됐습니다.]
이번 사전예약에서 플립의 비중은 여전히 절반을 넘었지만, 전작과 비교해 폴드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습니다.
전작에 비해 8g가량 무게를 줄이고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화한 데다, 가격을 동결한 덕분입니다.
[문현호 / 경기도 화성시 : 힌지부분이 개선됐다고 하는데 실제로 접고 폈을 때나 그립감 같은 게 만족스럽더라고요.]
플립4에 대해선 이전과 비교해 디자인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가격이 10만 원가량 비싸진 것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미희 / 서울시 성북구 : 기존에 플립4 나오기 전보다 훨씬 더 금액이 늘어났는데, 그에 비해서 달라진 기능은 큰 차이가 없어 보여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7일간 진행한 사전 예약판매량은 97만 대로, 전작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하루 평균 사전 판매 대수로는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 성적입니다.
Z플립4와 Z폴드4의 정식 개통일은 26일.
앞서 진행되는 사전판매는 `중간성적표` 역할을 하는 만큼 신작의 흥행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업계는 올해 삼성전자가 Z플립4, 폴드4를 통해 연간 판매량 1천만 대를 무난하게 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4세대 제품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바짝 추격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프리미엄폰 판매량에서 폴더블폰의 비중을 50% 이상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앵커> 더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이번 제품 디자인도 비슷해서 안 팔릴 거라는 예상도 있었는데, 예상보다 제품 판매가 잘 되는 모양입니다.
<기자> 네. 사전예약 마지막날인 어제까지 공급망과 통신사 등에 확인했을 때만 해도 전작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들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더 많이,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양현주 기자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폴드3·플립3, 갤럭시S22 시리즈 일평균 사전판매량 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오늘 기록은 국내 기준 수치인데요. 이것만 놓고 보면 갤럭시 시리즈가 나온 지난 12년 동안 최고 성적입니다.
<앵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 완성도에 자신이 있는 것 같던데, 흥행 이유는 무엇이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까.
<기자> 뉴욕 언팩 행사 직후 간담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에게 `이번 폴더블폰 완성도를 어떻게 평가하냐`고 제가 직접 물어봤는데요.
보통 제품에 자신이 있어도 최선을 다했다 정도로 얘기하는데 노 사장은 이번 제품 기술완성도가 100%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이번 제품,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 적고 디자인도 전작과 비슷해서요. 흥행이 어려울 거란 전망도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 예상을 완전 뒤집은 거죠. 올해 목표치인 1천만 대 이상을 팔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 사장의 말은 `근거 있는 자신감`이 된 셈입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제품 완성도를 높인 것과 더불어 가격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가격은 북미 시장 달러 기준으로 폴드4가 1,799달러, 플립4이 999달러로(256GB 모델 기준) 전작과 동일합니다.
지금 환율(원/달러: 1,343원)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폴드의 경우 240만 원이 넘습니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폴드 가격을 199만 원 수준으로 전작과 똑같이 유지했고, 플립 모델만 10만 원 가량 올리는 선으로 타협해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선을 낮췄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일단 국내에서는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말인데요. 중요한 건 글로벌 시장이지 않습니까. 특히 수익성을 위해선 애플이 꽉 잡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올려야 겠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리포트에 언급된 것처럼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애플과 삼성의 격차는 40%p 이상 차이가 납니다. 삼성이 아직까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건 인도나 중남미 등에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많이 팔고 있는 덕분이거든요.
지난해 800만 대를 판매한 3세대 제품을 기반으로 국내에서는 폴더블폰이 어느정도 대중화됐습니다. 그러나 전세계로 놓고 보면 아직 그런 제품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소비자들도 많습니다. 특히 애플의 안방인 북미 시장이 문제인데요. 1분기 기준 애플이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고 삼성은 점유율이 27% 수준입니다. 올해 초 S22 시리즈가 잘 팔렸지만 여전히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이 높습니다.
일례로요. 삼성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뉴욕837이라고 대규모 갤럭시 체험관을 꾸려놨습니다. 현지 특파원들이 전하기론 평소 근처 애플스토어들과 비교하면 방문객이 비교될 정도로 적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앵커> 북미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폴더블 제품은 대세가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네. 그래도 희망은 있는게요.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일반 제품과 다르게 규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1천 달러 이상 울트라 프리미엄 제품군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판매량이 1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4%나 성장했습니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 규모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요. 이 시장에서 사실상 압도적 선두기업인 삼성의 먹거리가 늘어나고 있다곤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아이폰도 이번에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가 예고돼 있지 않습니까.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기자> 지금까진 제품 하드웨어를 완성하는 게 중요했다면 이제 내실을 다져야죠. 가장 중요한 게 사용자경험(UX)를 향상시키는 겁니다. 최대한 많은 소비자가 폴더블을 접하게 하고 다른 제품으로 돌아가지 못 하게 잡아두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구글과 MS,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테크공룡들과 협업을 강화했다고 밝혔는데, 사용성을 높일 더 많은 앱 협력이 필요하고요. 더불어서 한 때 갤럭시 S시리즈가 4가지 모델로 구분됐던 것처럼 폴더블 제품 라인 안에서도 가격 등 접근성을 높인 제품 라인을 늘릴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무엇보다 삼성이 지금 가장 아픈 건 자체 칩 엑시노스 AP 문제입니다. 이번 4세대 폴더블은 TSMC 4나노 공정을 쓴 퀄컴 AP를 씁니다. 자체칩 성능이 스마트폰 경쟁력을 올리지 못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나올 S23 시리즈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습니다. 퀄컴이 칩을 항상 잘 만들어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요. 불안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자체 칩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내년에 애플이 사용할 A17 바이오닉칩에 TSMC 3나노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삼성이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높은 성능의 자체 칩 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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