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로의 가치가 20년 만에 1달러 아래에서 계속 머무르면서 이런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장중 0.9913달러까지 하락하면서 계속 1달러 아래에서 머무는 모습이다.
지난달 중순 기록했던 20년만의 최저치(0.9952달러)를 지난 22일 경신한 이후 유로화 가치는 다시 1달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3일(0.9927달러)과 24일(0.9934달러) 모두 기준환율을 1달러 아래로 제시했다. 지난 22일에만 해도 ECB가 제시한 기준환율은 1.0001달러였다.
유로화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올해 들어 지난 7월 14일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 유로화는 일시적으로 1달러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회복했었지만, 지금은 1달러 아래에서 머무는 상황이다.
유로화가 전면 도입된 이후 사실상 처음 유로와 달러의 등가를 의미하는 패리티(1유로=1달러)가 장기적으로 깨진 것이다.
1999년 출범한 유로화는 전환기간을 거쳐 2002년 7월부터 전면 도입됐다. 이후 2002년 말께부터 유로화는 1달러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위르겐 몰나 로보마켓 투자전략가는 한델스블라트에 "에너지 위기와 경기침체 우려 고조 속에 유로화는 상당기간 1달러 아래에서 머물 것"이라며 "유로화 가치는 더욱 뚜렷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독일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8월 S&P글로벌(옛 마킷)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전달(49.9)보다 대폭 떨어졌다.
독일의 8월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PMI는 47.6으로 전달(48.1)보다 0.5포인트 떨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2020년 6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PMI는 매달 기업의 구매담당 임원에게 현재 기업 상황과 앞으로의 경기 흐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 집계하는 경기 지표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필 스미스 S&P 경제분석가는 "새로운 데이터는 3분기 중반 독일 경제의 암울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공급망 차질로 산업부문이 전반적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서비스 부문까지 가라앉으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트에 프레프케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 임금 압박, 원자재난, 공급망 차질로 기업들에 강한 역풍이 불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연방은행도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중반에 독일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하는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러시아가이달 말 일시적으로 유럽행 가스관을 아예 걸어 잠그겠다고 예고한 것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됐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19일 발트해 해저를 통해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유지보수를 위해 이 가스관을 통한 가스공급을 오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3일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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