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불어나는 이자 부담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금투협이 집계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5일 기준 19조3천50억원이다. 이달 10일부터 줄곧 1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잔고는 6월 15일까지 21조원대였다가 급락장을 거치며 가파르게 줄어 6월 28일에 17조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7월 7일에는 17조4천946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 초를 기점으로 증시가 반등하자 `빚투` 잔고도 덩달아 증가해 지난 22일에는 19조5천450억원까지 늘었다. 한 달 반 만에 2조원가량 증가한 셈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증시 호황과 주식투자 열풍을 타고 처음 25조원을 넘었던 작년 8∼9월과 비교하면 많이 줄었다. 하지만 19조원대인 현재 잔고는 코스피 3,000 돌파 직전이던 2020년 12월과 비슷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는 주가 급락 시 증시에 뇌관으로 작용한다. `빚투` 주식이 반대매매로 강제 처분되면 투자자 개인이 손실을 볼뿐 아니라 증시도 추가 하락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치솟는 물가와 원/달러 환율 등을 고려해 사상 처음 네 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7월 이후 증시 `베어마켓 랠리`와 맞물려 `빚투`(빚내서 투자) 잔고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많은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 금리 설정 때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CD 91일물 금리 역시 금리 인상 사이클 시작 전인 작년 8월 0.77%에서 현재 2.92%로 뛰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와 각 증권사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9일 자로 일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융자 기간에 따라 0.4∼0.5%포인트(p) 인상한다.
영업점 계좌의 경우 융자 기간 8∼15일은 6.9%에서 7.4%로, 16∼30일은 7.4%에서 7.9%로, 31∼60일은 7.9%에서 8.4%로, 61∼90일은 8.4%→8.9%로, 90일 초과는 8.9%에서 9.3%로 이자율이 오른다. 영업점 외 계좌는 융자기간과 관계없이 8.9%에서 9.3%로 뛴다.
KB증권은 9월 1일부터 신용거래융자(일반형) 이자율을 전 구간에 걸쳐 현재 4.6%(1∼7일)∼9.0%(91일 이상)에서 4.9%∼9.5%로 0.3∼0.5%포인트 올린다.
NH투자증권은 이자율을 이달 5일에 0.2∼0.3%포인트씩 올렸으며, 다음 달 13일 매수 체결분부터 재차 인상한다. 융자 기간 8일 이상의 금리를 0.2∼1.0%포인트씩 올린다. QV 계좌는 6.5%(8∼15일)∼8.7%(61일 이상)에서 7.2%∼9.0%로, 나무 계좌는 같은 구간 7.8%∼9.7%에서 8.8%∼9.9%로 오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5일 자로 전 구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5.91%∼8.90%에서 6.21%∼9.20%로 0.3%포인트씩 인상했다.
삼성증권도 이달 9일 일부 구간 이자율을 0.4∼0.5%포인트 올렸다. 가장 높은 금리는 지점 및 은행 연계 개설 계좌에서 9.8%(90일 초과), 비대면 계좌에서 9.9%(61∼90일 및 90일 초과)다.
이미 최고 금리 수준은 10%를 넘었다. 하나증권이 지난달 1일부터 그린 등급 고객에게 적용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31∼60일 10.0%, 90일 초과 10.5%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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