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發)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유럽의 현 상황이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신문에 따르면 글로벌 정유기업 셸(쉘)을 이끄는 벤 판뵈르던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경쟁사 토탈에너지와 탄소배출 억제 관련 계약을 체결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판뵈르던 CEO는 "해결책을 찾기까지 몇 차례 겨울을 보내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어떻게든 수월하게 끝날 거라는 생각은 옆으로 치워 놔야 한다. 그건 환상"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가격 급상승으로 험난한 겨울을 앞두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전체 천연가스 수입 40%를 책임지던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휘두르고 있어 가스 도매가는 1년 전보다 12배로 올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은 러시아에 고강도 제재를 부과했으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낮추지 못한 상황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스 공급을 쥐락펴락하며 제재 해제를 압박하고 있다.
유럽도 에너지 위기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슬로베니아에서 기자들을 만나 "EU가 `비상조치 패키지`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에 조치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이번 겨울부터 기업에 대한 전기 공급 제한 조치를 도입할 수 있다"며 에너지 절약을 당부했다.
그러나 각국이 대체 공급원을 확보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춰야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판뵈르던 CEO는 "에너지 효율 끌어올리기와 공급 제한, 대안 공급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