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수장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견제구를 던졌다.
30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연례 TSMC 기술포럼 연설에서 "2천명의 연구진을 보유한 TSMC는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절대 내 제품을 만들지는 않는다"며 "고객은 TSMC에 설계를 빼앗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TSMC의 성공은 곧 고객의 성공이지만 고객은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고객이 성공하든 말든 경쟁 상대는 따로 자기 상품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경쟁 상대`가 누구인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고객사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파운드리 사업과 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을 동시에 벌이는 삼성전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1위인 TSMC가 53.6%, 2위인 삼성전자는 16.3%로 여전히 양사 간 격차가 크다. 그러나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업계 1위 등극을 공개 목표로 제시하고 대규모 투자와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나서면서 특히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미세 공정 분야에서 양사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5일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제품 출하식을 열었다. TSMC 역시 내달 3나노 양산에 돌입해 애플이 자체 설계한 M2 프로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2025년부터 2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가운데 TSMC도 이날 2025년부터 2나노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웨이 CEO는 "2나노 제품이 2025년부터 양산될 것"이라며 "밀도가 가장 높고 능력은 가장 좋은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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