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금리 인상 폭이 이달을 정점으로 점차 작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1일 "이달에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커다란 긴축 위험에 노출돼 시장 공포 심리 혹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긴축 위험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속할 확률이 높아진 데다 이달부터 확대될 양적 긴축(QT) 규모도 긴축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며 "미 연준은 이달에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의 월간 축소 규모를 950억 달러로 직전의 두 배로 늘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내러티브 통화정책 효과를 보면 파월의 기조 전환 기대감을 약화하는 동시에 기대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를 충분히 발휘했다"며 "특히 주식과 주택가격 등 자산 가격 조정을 통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이에 물가 정점론이 이달에 더 힘을 얻어갈 공산이 높다"며 "에너지 가격 불안에도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평균 유가가 7월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유가 반등이 물가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도 물가 압력 둔화에 기여할 수 있어서다. 앞으로 미국 주택가격 상승률 둔화도 시차를 두고 임대료 가격 하락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또 미국의 정치적인 변수를 긴축 정점론의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파월 의장의 강경 발언이나 미 연준 인사들이 이달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오는 11월 초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며 "11월 초 FOMC 회의에서 빅 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 인상) 혹은 베이비 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전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긴축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미 연준 역시 경기 둔화 압력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현상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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