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췌장암 발병의 3대 위험요인으로 흡연, 비만, 당뇨병이 꼽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병규·서정훈 교수 연구팀은 2005∼2006년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744만5천947명을 대상으로 11.5년에 걸쳐 발병 위험 요인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국 암 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 최근호에 발표됐다.
이번 분석 결과를 보면 추적 관찰 기간 전체 연구 참여자의 0.3%(2만2천543명)에서 췌장암이 발생했다.
췌장암은 체질량지수(BMI)상 비만이 심할수록 발병 위험이 높았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각각 분류된다.
연구팀은 BMI가 5㎏/㎡ 증가함에 따라 췌장암 발병 위험이 6%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BMI가 고도비만에 근접한 28㎏/㎡ 이상 그룹의 췌장암 발병 위험은 BMI가 정상인 그룹보다 16% 높았다.
당뇨병도 췌장암 발생과 연관성이 컸다. 이번 분석에서 당뇨병을 가진 사람의 췌장암 발생 위험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견줘 48%나 높았다.
흡연은 전체적으로 췌장암 위험을 43% 높이는 요인이었다. 이런 위험은 하루에 피우는 담배가 10개비 이하면 32%, 10∼20개비면 44%, 20개비 이상이면 54% 등으로 흡연량에 비례해 커지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이런 위험 요인을 여러 개 가진 경우에는 췌장암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았다.
당뇨병이 있으면서 흡연하는 경우 당뇨병이 없는 비흡연자에 견줘 위험도가 2.13배로 증가했다. 또 BMI 기준 비만에 해당하면서 흡연하는 사람은 정상체중이면서 비흡연자인 사람보다 상대위험도가 1.55배로 상승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음주는 주 5회 이상인 경우에만 췌장암 발병 위험이 8% 증가하는 유의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그동안 연구에서 개선 가능한 췌장암 위험 요인으로 흡연, 비만, 음주, 당뇨병, 식습관 등이 거론됐지만, 대규모 한국인 집단 연구를 통해 개별적인 위험도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병규 교수는 "동양인에게서는 췌장암 발병에 비만의 영향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 그 연관성이 드러났다"면서 "췌장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담배를 끊고, 식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비만해지지 않도록 체중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