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역수지 악화로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달러 환율 급상승과 관련해선 외환수급 전반을 모니터링하며 시장교란행위는 엄정히 대응해나가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과 중국 등 글로벌 수요둔화 등으로 인해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향후 경상수지 흑자 축소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94억7천만달러 적자로 1956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무역적자 역시 247억2천3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추 부총리는 "종합적인 대외거래 지표인 경상수지가 높은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월별로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중 248억불 흑자를 기록하는 등 연간으로 상당규모의 흑자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와 관련 "지난주 발표한 수출경쟁력 강화와 해외인프라 수주 활성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무역구조 전반에 걸친 개선방안도 지속해서 강구하겠다"며 "경상수지와 내외국인 자본 흐름 등 외환 수급 여건 전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책 방안 등도 지속해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급상승과 관련해서 추 부총리는 달러화가 20년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주요국 통화 모두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특히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 등이 중첩되며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높아진 환율 수준과는 달리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큰 변화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국가 신용 위험도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7월 이후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상수지와 내외국인 자본 흐름 등 외환수급 여건 전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변화된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방안 등을 마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관계기관 합동대응체계를 가동해 해외 금융·외환시장과 실물경제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신속히 대응해 나가는 한편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적기에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데 대해서는 "국제유가 하락, 정책효과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로 21개월 만에 하락했다"면서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물가 오름세가 조금이나마 완화된 점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으며 장마에 이은 태풍 등 기상악화 영향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민생 안정을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는 추경호 부총리를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경제·금융 수장들이 모이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 7월 28일 이후 한 달여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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