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유럽행 가스 공급이 지연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가스 공급을 줄이자 이미 유럽 가스 가격은 작년 대비 400%나 치솟았고 그로 인해 전기요금 등도 폭등한 상태다.
러시아는 최근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정기점검을 벌였는데, 가스관 운영업체 가스프롬이 앞서 예고한 대로 3일까지는 정비를 마치고 가스관 가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 지난 2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8월 26일 최고 가격(341유로)에서 40% 떨어진 메가와트시(㎿h)당 200유로(약 27만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가스관 고장을 이유로 든 러시아가 예상을 깨고 3일 정비 시한을 넘겨 가스관 가동을 재개하지 않음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에너지 조사업체 에너지 애스펙츠(Energy Aspects)의 레온 이즈비키는 "2일만 하더라도 시장은 가스관이 재가동한다는 데 베팅했다"라며 "월요일(5일) TTF는 강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텍의 네이선 파이퍼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노르트스트림-1 가동 중단의 여파로 이번주 유럽과 영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가동을 중단한 노르트스트림-1은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향하는 가스관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러시아가 지난주 가동 중단을 발표하기 전부터 이 가스관의 공급량은 평소의 20% 선으로 내려가 있었다.
이미 유럽 산업계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스가격으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다. 전기요금이 폭등했고 비료와 알루미늄 제조사들은 생산 규모를 줄여야 했다.
오로라 에너지 리서치의 제이콥 만델은 "노르트스트림-1의 차단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유럽 국가들이 대체 천연가스 공급로를 얼마만큼 확보했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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