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시대를 맞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가 풍력발전일 겁니다.
최근에는 육상을 넘어 해상에서 풍력 발전기를 돌리는데, 우리 업체들이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산업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해상풍력이라는 게 정확히 뭐죠?
<기자>
말 그대로 바다에 풍력 터빈을 설치해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입니다.
해저 지반에 고정시킨 기초 위에 발전타워를 올리는 고정식, 그리고 해저 지반에 닻과 쇠줄로 연결된 부유체 위에 발전타워를 세우는 부유식으로 나뉘는데요.
육상풍력에 비해 장점이 많다고 합니다. 전문가의 설명으로 들어보겠습니다.
[김연민 / 울산경제진흥원 원장: 바다가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 됩니다. 전세계적으로 해상풍력으로 갈 수밖에 없고, 한 번 설치하면 20년 정도 바람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지난 2020년까지 30GW 수준에 머물렀던 세계 해상풍력 설치 용량은 2030년 228GW, 2050년에는 2천GW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2천GW라는 숫자가 감이 잘 안 잡히실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이 100GW 정도입니다.
쉽게 말해 인구 10억명 정도가 쓸 만큼의 전기를 바닷바람이 준다는 의밉니다.
<앵커>
굉장히 잠재력이 크군요.
이런 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활약하고 있다는데, 어딥니까?
<기자>
일단 해상풍력 발전 장치의 구조를 먼저 보면요. 기초, 기둥, 그리고 터빈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거대한 발전 장치를 육지도 아니고 바다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기초 작업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K조선의 나라에서 다양한 해양플랜트 건설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 업체들은 바로 이 기초, 즉 하부구조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강엠앤티가 있는데요. 이 구조물을 최대 95미터, 2천 톤의 무게로 제작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입니다.
구조물이 큰 게 왜 중요하냐면요. 터빈이 커질 수록 발전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큰 터빈을 달기 위해선 당연히 구조물부터 커야합니다.
앞으로 설치되는 대부분의 해상풍력 발전 장치는 14MW 이상의 터빈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형 터빈을 버틸 수 있는 하부구조물 기술을 보유한 삼강엠앤티의 수주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이미 현재 매출 대비 4배 수준의 수주 잔고를 쌓아 놨는데, 여기에 더해 국내에서만 조단위 추가 수주가 기대됩니다.
<앵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원전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이 짜인 걸로 아는데, 풍력에서 조단위 수주가 가능한가요?
<기자>
원전이 확대되더라도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특성상 글로벌 표준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최근 부쩍 내주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삼강엠앤티의 모회사인 SK에코플랜트가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울산, 전남 등에서 추진 중인 2.6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이 있는데요.
총 5곳의 발전소 가운데 4곳이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고, 그 중 1곳이 새 정부 출범 이후에 허가가 났습니다.
1곳당 발전용량이 500MW 정도 되는데, 현재까지 우리나라 해상풍력 누적 설치량이 100MW인 점을 감안하면 다섯 배 이상을 설치하라고 허락해준 셈입니다.
관계자의 설명으로 들어 보겠습니다.
[정규철 / SK에코플랜트 부사장: 우리나라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상풍력입니다.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하부구조물을 단시간 내에 제조·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5곳의 발전소 모두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삼강엠앤티가 공급할 수 있는 하부구조물과 해상변전소 등의 규모만 3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미 발전소 1곳의 기본설계(FEED)을 맡았기 때문에 향후 입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앵커>
해외 수주는 어떻습니까?
<기자>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아직 작은 국내에서조차 삼강엠앤티의 일감이 늘어날 조짐이 보이는데, 해외에서는 그야말로 쏟아지는 주문을 걱정해야 할 정돕니다.
당장 원전을 해상풍력으로 대체하기로 한 대만에서 벌써 6천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고요. 2025년까지 추가로 9천억원 정도의 추가 수주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대만의 해상풍력 설치 목표와 현지화 비율, 그리고 삼강엠앤티의 하부구조물 점유율을 감안하면 2035년까지 5조원을 더 따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리고 미국이 있는데요. 벌써 GW급 발전소 한 곳에서 하부구조물 공급 견적서를 보내왔다고 합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계약은 내년 말 이후가 될 전망이고요.
미국의 경우 해상풍력 시장을 키우기 위해 발전 시점을 주별로 최대 5년 당기고 관련 기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줄만큼 간절한 반면 해상풍력 인프라는 갖추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하부구조물은 전량 수입해야 하는데, 거리상 유럽 업체들에게 주문을 넣어야 하지만 제작 경험이 부족한 업체에게 맡겼다간 공기 지연과 불량으로 손실을 기록할 수 있는 만큼 높은 운송비 부담을 짊어지더라도 한국 업체와 손을 잡겠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밖에 유럽과 호주에서도 문의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삼강엠앤티 외에 다른 업체는 어떻습니까?
<기자>
기초인 하부구조물에 삼강엠앤티가 있다면, 기둥을 일컫는 타워는 씨에스윈드와 동국S&C가 있습니다.
씨에스윈드는 미국 내 풍력 타워 공장을 보유한 베스타워아메리카 지분 100%를 인수했기 때문에 이 공장에서 미국향 제품을 만들면 세액공제를 받아서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수 있고요.
동국S&C의 경우 풍력발전업체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고정가격 입찰제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연간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타워 매출액이 2~3년 내에 수백억원 단위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최근에는 육상풍력 시공 분야 1위인 코오롱글로벌도 해상풍력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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