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세계 경제에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중첩돼 `퍼펙트스톰(Perfect Storm: 초대형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12일 진단했다.
연구원은 이날 `세계 경제, 퍼펙트 스톰 오는가? 글로벌 5대 리스크 요인의 향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히며 하반기 세계 경제의 열쇳말을 `STORM`으로 꼽았다.
`S`는 Stagnation(침체)으로,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나타낸다.
연구원은 미국, 유로존 등 선진국에서 이미 경기 하강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주요 신흥국 가운데 브라질이 포퓰리즘 정책의 부작용에 따른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인도와 중국경제는 연착륙 수준의 하강 국면으로 진입하리라 전망했다.
`T`는 Trade War(교역 전쟁)으로, 미국과 중국 간 외교·경제 갈등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과 교역이 단절된 상황을 나타낸다.
연구원은 미·중 간 교역 전쟁 심화로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주도의 경제연합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키는 등 패권 전쟁을 심화시켰다.
`O`는 Oil shock(오일쇼크)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던 고유가 현상이 향후 완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에너지 수요가 정체될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해 국제 유가가 소폭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말에서 내년 초께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가스 수출 통제가 강화될 경우, 시장 수급 불안 심리가 확산해 고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R`은 러시아(Russia)와 우크라이나 간 교착을 의미한다. 양국 간 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이 유로존을 중심으로 지속되면서 세계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겨울철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본격화된다면, 유로존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은 Monetary Policy(통화정책)의 약자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진적인 통화정책을 의미한다.
연준은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들어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연구원은 미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져 수입 물가 불안을 야기하고, 국내 물가 안정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세계 경제는 경기 하강 국면으로의 진입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다섯 가지 리스크 요인의 영향력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리스크 요인의 영향력이 시간이 갈수록 완만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여 `퍼펙트스톰`보다는 일정 기간 제한된 범위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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