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쇼크'에 美 억만장자 재산 130조 원 증발

입력 2022-09-14 11:21  

사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올라 시장에 충격을 준 가운데, 미국 억만장자들의 재산도 하루만에 930억 달러(약 129조 2700억원) 급감했다. 사상 9번째로 큰 손실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발표한 자사의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가장 큰 손실을 본 억만 장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였다. 베이조스의 재산은 98억 달러 급감했다. 베이조스 다음으로 재산을 많이 잃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84억 달러의 순자산을 잃었다.

이외에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전 CEO의 재산은 모두 40억 달러 이상 감소했고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은 각각 34억 달러와 28억 달러를 잃었다.

이같은 손실은 미국 주식 시장의 광범위한 매도세에서 비롯됐다. 예상치를 훨씬 상회한 CPI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연준이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고, 이는 곧 공격적 매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S&P 500 지수는 4.4% 하락해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도 5.5% 하락해 2020년 3월 이후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한편 지난달에도 같은 그룹의 미국 억만장자들은 하루만에 780억 달러를 잃었다. 지난달 26일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8분 연설’을 한 뒤였다. 이날 파월 의장은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며 3연속 자이언스 스텝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강력한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전반적으로 세계 500대 부자의 가치는 올해 초보다 약 1조 2천억 달러 감소했다. 메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올해 들어 재산의 약 54%인 683억 달러를 잃었다. 바이낸스의 CEO인 창펑 자오는 610억 달러, 약 64%의 손실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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