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내년 세계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수 있다는 세계은행(WB)의 경고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연구보고서에서 "내년에 세계 경제가 약간의 타격을 받더라도 경기후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현재 각국이 5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동시에 통화·재정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기준금리가 작년보다 평균 2%포인트 인상돼 약 4%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낮추기에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망 혼란과 빠듯한 인력수급 상황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세계 근원 물가 상승률은 내년에도 5%가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 근원 물가 상승률의 2배가량 되는 수준이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세를 목표치 수준으로 낮추지 못해 기준금리를 기대 이상으로 인상하다 보면 경기후퇴를 촉발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우려했다.
예컨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수준으로 잡기 위해선 중앙은행들이 평균적으로 기준금리를 2%포인트 추가 인상해 평균 6%대로 높일 필요가 있는데, 그 정도의 금리 인상이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에 0.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를 1인당 GDP로 환산하면 0.4% 감소로 나타난다며 이는 기술적 경기후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또 세계적으로 동시에 통화·재정 긴축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 그 효과가 서로 겹치면서 증폭돼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금융상황을 긴축시키고 경제 성장을 더 가파르게 둔화시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성장은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는데 더 많은 국가가 경기후퇴에 빠지면서 둔화세가 가속할 수 있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해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 국민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자들이 정책의 초점을 소비 감소에서 생산 증대로 옮겨야 한다며 투자를 늘리고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결정에 대해 명확하게 시장과 소통하고 정책당국자가 신뢰할 만한 중기재정계획을 입안하며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구제대책을 내놓으면 경기후퇴를 유발하지 않고서도 인플레이션에 대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