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품`이 빠지면서 전환사채(CB)를 대거 찍어낸 제약·바이오회사들의 `위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도 대폭 상승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는데요.
풋옵션 행사 등으로 존속에 어려움을 겪을 회사들이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IT·바이오부 김수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 제약·바이오쪽 분위기가 좋지 않은편인데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먼저 KRX 헬스케어 지수, 그러니까 의약품제조업이나 정밀의료산업에 속하는 종목으로 구성된 시가총액방식 지수부터 보실까요.
지난 2020년 코로나 이슈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커졌죠.
이 KRX 헬스케어 지수는 코로나 이후로 꾸준히 상승해 2020년 12월 21일 5600선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떨어져 지금은 3000선이 깨졌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2771까지 떨어졌습니다.
<앵커>
지수가 가장 높을 때와 비교하면 시가 총액 절반 수준인 셈이니 투자 심리가 많이 식었네요.
<기자>
코로나가 아직 유행 중이긴 하지만, `거품이 빠졌다`는 의견들이 많이 있습니다.
코로나 유행 당시에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이 IPO에 실패하는 등 큰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이유도 있고요.
<앵커>
그렇지만 지수야 높았다 낮았다 하는거니 그럴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전환사채를 많이 발행한 일부 회사들의 자금난이 예상된다면서요?
<기자>
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인 전환사채를 주가도 좋고, 투자도 잘 되던 2020년 전후 높은 가격으로 대거 발행한 회사들이 꽤 있습니다.
실제로 2020~2021년 동안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 총액만 3조 1,650억 원 수준입니다.
보통 3년 만기가 많으니 내년이 관건입니다.
<앵커>
주가가 많이 빠진 상황에서 제대로 상환될지 의문인데요.
<기자>
네, 올해 말부터 해서 내년에 전환사채 발행 기업들의 자금난이 대거 예상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시간이 지나 조기상환이 가능해지면서,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아 투자자들이 풋옵션 행사를 요구하는 경우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투자금을 주식으로 받지 않고 현금으로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긴 합니다.
<기자>
네. 업계에서는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 : (풋옵션을 요구해도) 현재 바이오주가 폭락한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전환가액에 한참 못미치죠. 리픽싱 조항이 있다 하더라도 이보다도 낮은 주가 때문에, 원금상환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연구개발 및 운영자금으로 자금을 다 지출한 상황이라서 상환여력이 없는 기업이 꽤 많아요 . 게다가 요즘 경기 침체로 자본조달이 매우 어려워져서…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아마 내년에는 많은 기업들이 도산이라던지, 최대 주주들의 지분이 많이 희석되거나(무리한 자본조달로) 할 겁니다.]
<앵커>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근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공시한 대표적인 곳들은 어디가 있습니까?
<기자>
카나리아바이오, 크리스탈지노믹스, EDGC 등이 대표적입니다.
우선 이 기업들은 상환여력과는 무관하게 조기상환을 공시한 곳들임을 밝힙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 13일 2,956억 원 어치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공시했습니다. 규모가 큰데, 다음날 동일한 규모로 신주인수권 공시를 냈습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 8월 21억 원 어치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공시했고요(전환사채 잔액 약 182억).
EDGC는 지난 2월 397억 원, 5월 1,600만원, 8월 121억원을 조기상환 한 바 있습니다(전환사채 잔액 약 70억).
그 외에도 조기상환을 공시한 다양한 회사들이 있고, 아직 조기상환까지는 아니더라도 헬릭스미스 등 계속 전환가액을 조정, 그러니까 리픽싱 중인 제약바이오기업이 많습니다.
<앵커>
자금이 빠지게 된다면 영세한 기업은 미래 보장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회사에 문제가 없고, 파이프라인이 좋은데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돈이 없어서 임상을 중단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도 있겠죠.
<앵커>
다만 이번 사태 후에도 살아남은 건강한 기업들을 참고한다면, 투자자 분들의 옥석가리기 기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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