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장례식 참석차 영국에 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런던에 있는 영국 주재 브라질 대사 관저 발코니에서 연설했다.
그는 유족과 영국민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면서 런던 방문의 주목적은 여왕 추모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13초가 걸린 이 발언이 끝나자마자 대선 모드로 돌변해 발코니 지지자들을 향해 2분간 정치적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우리는 바른길을 가고 있다"며 "우리는 마약 합법화, 낙태 합법화 논의를 원치 않는 나라, 젠더 이념을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슬로건은 신, 조국, 가족, 자유"라고 강조했다.
조문차 해외에 나가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자 브라질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우익 정치인이자 한때 보우소나루와 협력했던 조이스 하셀만은 "보우소나루는 여왕의 장례식을 선거 연단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고, 법학 교수인 파울로 아브라오는 "또 다른 국제적 불명예"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언론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여왕의 장례식을 자신의 선거운동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로 봤다고 보도했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시작되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좌파 진영을 대표하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지지율이 12∼15%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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