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4주째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지난 16일까지 4주 연속으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 4억2천300만달러(약 5천900억원)를 회수해갔다.
이에 따라 올해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총 640억달러(약 88조8천억원)에 달해 이미 2021년 한해 수준을 넘어섰다.
이런 장기간 자금 유출로 아시아 각국 통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렸고, 이는 이 지역 증시 전망을 추가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프랑스 투자은행(IB) BNP파리바의 아시아태평양 증시 리서치 책임자는 "선진국의 경기후퇴 위험과 심각한 통화긴축이 아시아(증시)의 실적 기대치와 신흥시장 (자금)흐름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정책 경로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아시아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중단될 조짐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주(株) 비중이 큰 한국과 대만의 증시가 특히 타격을 받아 양국 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최악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지수군에 속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21일(미국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재차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달러화 가치와 신흥국 증시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최근에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단,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별화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극동아시아 지역은 약세를 보이지만 인도는 자금 유출에서 유입으로 돌아섰고,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에는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그 영향으로 인도의 니프티50 지수는 이번 3분기에 11% 이상 상승했고, 태국과 인도네시아 증시는 4%가량 올랐다.
이와 달리 한국 증시는 약 1% 오르는 데 그쳤고, 대만 증시는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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