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더이상 ‘현금은 쓰레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달리오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명언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케인스는 ‘사실이 바뀌면 나는 내 의견을 바꾼다’고 말했다”며 “그렇듯 사실이 바뀌었고 나도 자산으로서의 현금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더 이상 현금이 쓰레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기존 금리수준에서 비춰보았을 때 현금은 이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립에 가까워 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기 금리는 이제야 적정 수준에 다다랐다”고 덧붙였다.
앞서 달리오는 지난 2020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현금은 쓰레기나 다름없다”고 발언했다. 또 인플레이션으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가 폭등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탓에 같은 액면가의 화폐를 통한 상품 구매력이 이전보다 더 작아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달리오는 지난달까지 이같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지난달 21일 마켓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금은 여전히 쓰레기 투자라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인상한 금리가 인플레이션 충격을 흡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금의 쓰임새는 다른 것과의 비교에 달렸다면서 “우리는 금융자산 감가상각 시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달리오는 지난 5월달에도 CNBC에 “현금이 빠르게 구매력을 잃고 있는 동시에 주식은 ‘더 쓰레기(trashier)’가 됐다”며 글로벌하고 다원화된 포트폴리오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한편 연준은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매월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를 950억달러로 늘렸다.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재연장하지 않고 원금을 상환받아 보유량을 계속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를 75bp 오른 3.00%~3.25% 수준으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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