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가 기분 좋게 반등하면서 전날 낙폭을 만회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연준의 FOMC가 없는데 투자자들이 주목해야할 이슈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9월 FOMC와 OPEC+ 회의 등 대형 이벤트를 소화한 투자자들은 이제 3분기 어닝시즌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이달 들어 증시가 연일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뒤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인데요.
최근 증시가 상승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연준 기조 변화 기대감입니다.
미국의 경기 선행지표인 제조업 PMI가 크게 둔화된데 이어 고용지표까지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간밤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지만, 유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일단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추가 방출하겠다고 시사했고, 미국 뿐 아니라 이란, 베네수엘라 등 일부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규모 감산에도 유가가 많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겁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잠시 한숨 돌렸을 뿐이라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9월 급락세에 대한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유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3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벌써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군요. 어떤 기업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나요?
<기자>
실적 캘린더를 통해 11월 첫째 주까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내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로 3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됩니다.
잠정실적은 회사 내부에서 집계한 실적으로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생략하는 기업이 많은데요.
보통 잠정실적과 확정실적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잠정실적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기업은 내일 개장 전에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확정실적의 경우 LG전자는 이달 27일, 삼성전자는 다음달 3일에 내놓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달 30일 5만 원 부근까지 내려간 뒤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는데요.
3분기 실적 결과에 따라 6만 전자 회복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11월 중순에 3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앵커>
삼성전자와 LG전자 잠정실적 전망치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기업 모두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현상으로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TV나 컴퓨터 같은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삼성전자 잠정실적 전망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79조4천억 원, 영업이익은 11조6천억 원으로 전망했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나 줄어든 규모입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6조 5천억 원, MX/네트워크 부문은 2조 9천억 원, VD/가전부문 부문이 4천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모두 지난 분기 대비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줄어든 배경에는 반도체 가격 하락이 꼽힙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데요.
반도체 가격은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타격을 받고 지난 5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3년 간 이어진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전 세계 경기 침체를 맞아 대규모 재고를 낳게 되면서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데요.
고객사들은 반도체 가격이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말부터 반도체 주문량을 줄이면서 대대적인 재고 축소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아쉬운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가전제품과 반도체 수요 감소가 계속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LG전자의 실적 전망치는 어떤가요?
<기자>
LG전자의 3분기 예상 매출은 20조 2천억 원, 영업이익은 8,800억 원입니다.
삼성전자와 달리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62% 가량 올랐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른 것이 아닙니다.
수치상으로는 영업이익이 50% 넘게 상승했지만, 지난해 GM 전기차 리콜 사태로 발생한 4,800억 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영업이익이 1000억 원 가량 줄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에 가계 수요가 위축되면서 영업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TV 매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사업별로는 시스템 에어컨 관련 사업을 맡은 H&A 사업부와 자동차 부품 및 전기장비 관련 사업을 맡은 VS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1.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TV 사업을 맡은 HE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중 LG전자 실적 발표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VS사업부의 흑자 여부입니다.
VS사업부는 지난 2분기 무려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요.
증권업계는 중장기 먹거리로 꼽히는 VS사업부가 3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기록한다면 향후 LG전자 주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이번 주에는 증시가 조금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변동성 장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어떤 전략을 가져가면 좋을까요?
<기자>
3분기 실적은 후행 지표이기 때문에 주가에 어느정도 선반영 됐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결과보다는 가이던스(증권사 전망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다만 전 세계 긴축 기조로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가이던스가 상향되는 업종이나 종목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안전 자산으로 잠시 대피할 것을 조언합니다.
인터뷰 보겠습니다.
[이경민 / 대신증권 연구원 : 3분기 실적 시즌 결과에 따른 종목별 등락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다음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더 강하지 않다면 증시에는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이던스 변화가 중요한데, 가이던스를 올릴 만한 업종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라면 지금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이나 달러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3분기 실적 결과로 단기 주가 변동은 있겠지만, 결국 큰 틀을 결정하는 것은 업황의 회복 여부라는 건데요.
투자자들은 가이던스 확인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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