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난으로 올겨울 최악의 경우 유럽 전역에서 광범위한 정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야네스 레나르치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이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레나르치치 집행위원은 독일 RND와 인터뷰에서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에너지난에 대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현재 두 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는 소수의 EU 국가들이 단전을 겪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수의 회원국이 동시에 정전을 겪는 더 심각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EU 국가들은 정전이 발생한 나라에 국지적으로 비상 발전기를 포함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전략적 에너지 비축분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으로, 개별 국가에 대한 긴급 지원 물량에 상한을 둬야 할 수도 있다고 레나르치치 위원은 설명했다.
정전은 서유럽 선진국에 흔한 일이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난이 가중되면서 정전과 통신망 단절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9일 유럽 통신업체들이 올겨울 정전으로 통신망이 멈출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복수의 통신업체 간부들이 로이터에 상당수 유럽 국가들은 광범위한 정전 사태에 대한 백업 시스템이 부족해 이동통신망이 끊길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EU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을 때보다는 에너지 문제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U의 천연가스 비축률이 90%에 육박해 지난해 같은 시기의 15%를 크게 웃돈다는 것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EU가 높은 가스 비축률 덕에 정치적·기술적 돌발상황만 없다면 큰 타격 없이 올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비축률이 25∼30% 수준으로 낮아질 내년 2월이나 3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에너지 공급에 갑작스럽게 차질이 빚어지면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들은 유럽이 7일 체코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 회의에서 EU 국가들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과 관련한 핵심 기반시설(인프라) 보호 방안과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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