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가 불량하다고 알려진 3기 전립선암에서도 로봇 수술이 개복 수술만큼 장기 경과가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비뇨의학과 안한종 교수팀은 전립선 주변 조직에 암이 침범한 3기 전립선암으로 로봇 및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 510명을 추적 관찰했다.
로봇 수술 그룹(272명)과 개복 수술 그룹(238명)을 나눠 5년 및 10년간의 무(無)전이 생존율과 무(無)재발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10년 간 암 전이 없이 생존한 사람의 비율이 로봇과 개복 수술 그룹 모두 66.7%로 나타났다. 5년 무전이 생존율은 로봇 수술 그룹 82.1% 개복 수술 그룹 86.1%였다.
5년 무재발 생존율의 경우 로봇 수술 그룹 22.5%, 개복 수술 그룹 20.5%였고, 10년 무재발 생존율 역시 로봇 수술 그룹 13.9%, 개복 수술 그룹 11.6%로 비슷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암 4위로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발생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암이 진행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 치료를 위해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 개복 또는 로봇 수술이 진행된다. 로봇 수술은 복부에 직경 1cm의 구멍을 대여섯 개 뚫고 로봇팔과 내시경을 넣어 전립선을 완전히 절제한 다음, 방광과 요도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로봇 수술은 좁은 골반 안에서도 로봇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수술 과정에서 출혈을 억제해 집도의에게 좋은 시야를 제공하며, 3차원 카메라를 이용해 깊이감이 있고 확대된 화면을 보여준다.
특히 개복 수술에 비해 신경과 근육을 보존하는데 유리하다. 이를 통해 발기부전과 요실금 같은 후유증을 막을 수 있어 환자들의 수술 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로봇 수술은 아직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환자가 고가의 수술비를 내야하는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점을 고려해 현재 국내에서 이뤄지는 전립선암 수술의 약 90%가 로봇 수술로 진행되고 있다.
안한종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진 3기 전립선암에서도 로봇 수술의 장기 결과가 개복 수술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종양학적 결과와 부작용 발생, 환자의 삶의 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로봇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면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인갑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검진이 중요하다. 조기검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간단한 혈액 검사로 전립선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50대 이상 남성과 가족력이 있는 40대 이상 남성은 1년에 한 번 전립선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비뇨기종양학회의 지원 하에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연구 및 임상 종양학 저널(Journal of Cancer Research and Clin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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