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주차장서 숨진 중학생, 혼자만 보험금 못 받는다

입력 2022-10-10 14:44  

한 살 부족해 시민안전보험금 지급 대상 제외



태풍 `힌남노`로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사망한 중학생의 유가족이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10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6일 태풍 힌남노로 숨진 시민 9명에 대한 시민안전보험금을 계약 보험사에 청구할 방침이다.

시는 각종 자연재해 사망이나 폭발·화재·붕괴 상해사망·후유장애 등 피해를 봤을 때 보상받을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했다. 보장금액은 최대 2천만원이다.

다만 숨진 10명 가운데 사망 당시 만 14세인 중학생 김모군은 보험가입대상에서 제외돼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 상해사고, 폭발·화재·붕괴 상해사고 보상 대상자가 만 15세 이상이기 때문이다.

상법 732조에는 15세 미만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 조항은 보험금을 노리고 악용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군처럼 범죄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군은 지난달 6일 새벽 포항 남구 인덕동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가는 어머니가 걱정돼 함께 갔다가 숨졌다.

당시 주차장에 물이 급속하게 불어나 함께 탈출하려 했으나 김군 어머니는 체력 한계를 느껴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며 아들을 내보내려 했다. 이에 김군은 "엄마, 사랑해요.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한 뒤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김군은 주차장 밖으로 나오지 못해 숨진 채 발견됐고 어머니는 공기가 있는 주차장 상층부에서 버티다가 14시간 만에 구조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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