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상)으로 10년 만에 기준금리 연 3%대에 진입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12일 경제단체와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잇단 빅스텝 단행으로 인해 금리가 치솟게 되자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임계치를 이미 초월한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일부 기업에서는 영업이익을 다 쏟아부어도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상황이 현실로 닥치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자금 조달 자체에 극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7개사를 대상으로 금리 인상 영향과 대응 실태를 조사해보니 응답 기업의 약 62%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자 부담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68%)와 설비투자 지연 및 축소(29%), 소비위축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21%)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영업이익과 생산·운영비용을 고려할 때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금리의 한계 수준을 묻자 3.00%라고 답한 기업이 약 42%로 가장 많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1천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대상(100개사 응답)으로 자금 사정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가 평균 2.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기준금리가 3.0% 이상까지 치솟게 되면 결국 영업이익으로 이자 감당이 어려워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전락하는 기업이 10곳 중 무려 6곳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넘어서 자금 사정이 매우 어렵게 됐다"며 "물가 상승으로 생산 비용은 오르고, 자금 조달을 위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어 이자 비용은 더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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