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 겸 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한 소속 가수 프로듀싱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K팝 간판 회사` SM의 앞날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요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회사 가치가 제고되면서 1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하던 지분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과 또 다른 `이수만 개인회사`가 SM의 새로운 논란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SM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용역 계약을 올해 말로 조기 종료한다고 14일 공시했다.
라이크기획은 지금의 `SM 왕국`의 기초를 닦은 H.O.T.가 한창 활동하던 지난 1997년 이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한 회사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는 SM으로부터 공식적인 임금은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라이크기획을 통해 여전히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라이크기획은 지난해 프로듀싱 명목으로 SM으로부터 작년 연간 영업이익의 3분의 1에 달하는 240억원을 받아 갔다.
그가 올 연말 라이크기획을 통한 프로듀싱에서 손을 떼게 되면 이 총괄 프로듀서는 SM의 대주주 지위만 남게 된다. SM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그의 회사 지분은 18.46%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대주주가 가져가는 기형적인 구조가 사라지면서 매각 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SM 인수 후보로 CJ그룹이나 엔터테인먼트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카카오 등이 거론됐지만, 매각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이날 SM의 주가는 종가 기준 전날 대비 9.49% 급등한 6만9천2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총괄 프로듀서가 K팝 시장 호황을 맞아 지분 가치인 3천억원에 더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플러스알파`를 원할 가능성이 있어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라이크기획 외에 SM 외곽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이수만 개인회사`가 언제든지 논란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해 대표로 있는 `컬쳐테크놀로지그룹아시아`가 그 대상이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에 자리한 컬쳐테크놀로지그룹아시아라는 회사는 이 총괄 프로듀서가 2015년 설립한 것으로 돼 있다.
이 회사는 산하에 음악 퍼블리싱 사업을 하는 `에코뮤직`(Ekko Music Rights)이라는 사업 부문을 두고 있는데, 가수와 음반 제작자에게 좋은 곡과 가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에코뮤직 홈페이지를 보면 NCT 127, 시우민, 소녀시대 등 SM 소속 가수들의 음반 제작에 에코뮤직에 속한 작곡가들이 곡을 줬다고 소개돼 있다.
실제로 SM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 기준 지난해 컬쳐테크놀로지그룹아시아에 1억7천800만원을 지급(영업비용)했다.
이와 관련, SM 소액 주주를 대변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은 SM에 대주주·특수관계자들이 지분을 투자한 관계기업과의 거래 관련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얼라인 측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문제뿐만 아니라 그 외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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