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과 경남 해안가에서 수만 마리 정어리 떼가 해안으로 몰려오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20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경남 통영, 마산, 진해, 남해 강진만, 부산 앞바다 등에 정어리 떼가 출몰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연안까지 정어리 떼가 나타나면서 일반 시민들에 의해 목격되기도 한다.
전날 오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40∼50m 떨어진 지점에 정어리 떼가 나타나 수백m의 띠를 이루며 군집 유영을 하다가 사라졌다.
지난 주말에는 경남 통영 일대 방파제와 물양장에 정어리가 나타나 어민들이 대형 뜰채로 퍼내도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이 관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도 창원 마산만 일대에 수만 마리 정어리 떼가 폐사한 채로 2주 동안 연안으로 떠밀려와 지자체 수거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수거량만 200여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어리가 많이 나타난 것은 통계로도 일부 확인된다.
올해 1월부터 9월 사이 경남 남해안에서 잡힌 정어리는 수협 위판량 기준 4천425t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0년 사이 정어리 평균 어획량은 100여t에 불과했다.
수과원은 현재 정어리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황이지만, 정어리 자원 자체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단 국내에서 정어리가 대량으로 잡히는 것이 유례없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수과원 입장이다.
35년 전인 1987년만 해도 국내 정어리 어획량이 연간 20만t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 들어 자원량이 감소하면서 매년 100여t만 잡히다가 2017년 정어리가 갑자기 8천여t이 잡히는 등 늘어나는 조짐을 보였다.
수과원 한 관계자는 "1980년대만 해도 멸치 떼보다 많이 잡혔던 게 정어리였다"면서 "2017년 8천t이 잡혔을 때도 예전과 비교해서는 풍어 수준도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자원이 늘어나는 조짐이 있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어리는 최근 제주 동부부터 일본 규슈 사이에서 산란장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본 연안에도 정어리 떼가 나타나고 폐사한 채 발견되는 일이 수년간 목격되기도 했다.
수과원도 산란장이 국내 연안으로 더 확장됐거나, 기존 산란장에서 국내로 정어리가 더 유입되는 어떤 요인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분석을 하고 있다.
마산만 정어리 폐사와 관련해서는 수과원이 해역의 산소 부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수과원 측은 "정어리 떼는 참치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어종으로, 수심이 낮고 좁은 해역에 들어가 많은 양의 산소를 소모해 폐사했을 수도 있고, 원래 산소가 적은 해역에 들어가 폐사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마산만의 경우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들이 발견됐으며 집단 폐사를 유발할 병원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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