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치료 반응 예측이 어렵지만, 혈액 액체생검검사(Liquid Biopsy)가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준용, 이혜원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이승태 교수 연구팀은 액체생검 ctDNA 검사를 통해 간암 환자들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리버 인터네셔널(Liver international)’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간암은 우리나라 전체 암 중 사망률 2위에 해당한다. 생산활동 연령대에서는 발병 1위이며, 경제적 부담 면에서도 1위인 암이다.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율이 높지만, 진행성 간암은 원인이 다양하고 유전적 이질성이 커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고 예후 예측이 어렵다.
최근에는 액체생검이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액체생검은 환자의 조직을 직접 떼어내는 기존 ‘조직생검’과 다르게 혈액, 타액(침), 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 조각을 분석해 암 등 질병의 진행을 추적하는 기술이다. 암의 조기진단과 보조적 진단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고 반복 검사가 가능해 치료에 대한 반응 추적, 재발 모니터링 등에 사용한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의 간암 환자 102명, 비간암환자 41명 총 143명(2017~2018년)을 대상으로 조직생검과 혈청 액체생검을 진행했다.
검사 결과, 102명의 간암 환자 중 약 50%에서 조직과 혈액에 높은 빈도로 TP53, TERT, CTNNB1 등과 같은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반면 간 종양 환자, 간 질환 환자에서는 유전자 변이가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분자 바코드 시퀀싱(molecular barcode sequencing)을 활용, 순환 종양성 DNA(circulating tumor DNA, ctDNA) 인식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ctDNA의 유전자 변이 프로파일이 실제 간암 조직의 유전자 변이 프로파일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P53 돌연변이가 환자 예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TP53 돌연변이를 보유한 간암 환자는 이를 보유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유의미하게 더 나쁜 생존율을 보였다. 반면 TERT와 CTNNB1 돌연변이는 환자들의 생존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간암 환자에서 ctDNA 검사는 진단 보조·향후 치료 예후를 예측해, 항암치료 후 치료반응을 관찰하는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혜원 교수는 “치료반응 예측이 어려운 간암 환자에서 치료 예후에 영향을 주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확인함으로써 액체생검을 이용해 환자들의 치료 예후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환자의 암 관련 유전자 변이를 기반으로 환자의 치료를 개별화하는 맞춤형 항암치료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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