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이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은행이 대출이나 차액결제 거래를 위해 한은에 맡겨놓는 담보 증권 대상에 은행채를 받아주고, 증권사를 대상으로 6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 RP 매입에도 나서기로 한 건데요.
이러한 조치로 당장 34조5천억원의 유동성 여력 확보 효과가 생겨 단기금융시장의 숨통이 트이겠지만, 근본적인 채권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충격에 결국 한국은행이 은행의 담보증권 대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우회 지원에 나섰습니다.
한은은 대출을 내 주거나 은행간 차액결제를 대신 해주면서 은행으로부터 담보증권을 받는데, 앞으로 3개월간은 국공채 이외에도 은행채와 한전채 등 공공기관채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준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자신들이 보유한 은행채를 새로 맡기고 그만큼의 안정성이 높은 국공채를 찾아올 수 있게 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맞추기 위해 은행채를 더 발행하거나 현금을 확보하지 않아도 됩니다.
은행들이 지금보다는 자금난을 겪는 기업과 2금융권 등에 대한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막힌 돈길을 뚫어준 셈입니다.
또 은행은 내년 2월부터 현재 70%인 차익결제이행용 담보증권의 비율을 80%로 높여야 하지만, 이것도 미뤄줬습니다. 마찬가지로 은행이 차익결제를 담보로 한은에 각종 채권 등을 덜 맡겨도 되는 만큼 시중에 돈이 더 풀리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례적으로 한은은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도 내놨습니다.
보통 한은은 통화 조절 수단으로서 환매조건부채권, RP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데, 이번엔 반대로 6조원 규모의 RP를 사들여 증권사의 자금난에 숨통을 트여주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대출 여력이 더 늘어난다고 해도, 부실위험이 큰 PF 사업장이나 기업의 채권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운 상황.
지난 주말 나온 정부의 긴급 대책에도 이번주 내내 기업어음(CP)과 회사채 금리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듯, 기업 파산위험이 촉발한 채권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엔 미흡한 조치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입니다.
[한광렬 / NH투자증권 연구원 : 은행들이 채안펀드에도 출자를 해야 하고 기업들 대출도 늘려야 하는 등 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은행채를 발행이 많아지는 것은 채권시장에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반적인 PF 사업의 채산성 저하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면 자금시장의 경색이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까지 떨어지며 내년 경기침체가 예고되고 있는 만큼, 결국엔 한은의 발권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금융회사나 일반 기업의 파산 위험성이 급증한다면 조치는 즉각적이고 대규모로 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조치가 매뉴얼로 만들어져 있는지 여부가 분초를 다투는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금통위 회의에선 본격적으로 발권력을 동원하는 금융안정특별대출과 SPV, 기업유동성지원기구 재가동은 의결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한국은행이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은행이 대출이나 차액결제 거래를 위해 한은에 맡겨놓는 담보 증권 대상에 은행채를 받아주고, 증권사를 대상으로 6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 RP 매입에도 나서기로 한 건데요.
이러한 조치로 당장 34조5천억원의 유동성 여력 확보 효과가 생겨 단기금융시장의 숨통이 트이겠지만, 근본적인 채권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충격에 결국 한국은행이 은행의 담보증권 대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우회 지원에 나섰습니다.
한은은 대출을 내 주거나 은행간 차액결제를 대신 해주면서 은행으로부터 담보증권을 받는데, 앞으로 3개월간은 국공채 이외에도 은행채와 한전채 등 공공기관채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준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자신들이 보유한 은행채를 새로 맡기고 그만큼의 안정성이 높은 국공채를 찾아올 수 있게 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맞추기 위해 은행채를 더 발행하거나 현금을 확보하지 않아도 됩니다.
은행들이 지금보다는 자금난을 겪는 기업과 2금융권 등에 대한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막힌 돈길을 뚫어준 셈입니다.
또 은행은 내년 2월부터 현재 70%인 차익결제이행용 담보증권의 비율을 80%로 높여야 하지만, 이것도 미뤄줬습니다. 마찬가지로 은행이 차익결제를 담보로 한은에 각종 채권 등을 덜 맡겨도 되는 만큼 시중에 돈이 더 풀리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례적으로 한은은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도 내놨습니다.
보통 한은은 통화 조절 수단으로서 환매조건부채권, RP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데, 이번엔 반대로 6조원 규모의 RP를 사들여 증권사의 자금난에 숨통을 트여주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대출 여력이 더 늘어난다고 해도, 부실위험이 큰 PF 사업장이나 기업의 채권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운 상황.
지난 주말 나온 정부의 긴급 대책에도 이번주 내내 기업어음(CP)과 회사채 금리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듯, 기업 파산위험이 촉발한 채권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엔 미흡한 조치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입니다.
[한광렬 / NH투자증권 연구원 : 은행들이 채안펀드에도 출자를 해야 하고 기업들 대출도 늘려야 하는 등 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은행채를 발행이 많아지는 것은 채권시장에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반적인 PF 사업의 채산성 저하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면 자금시장의 경색이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까지 떨어지며 내년 경기침체가 예고되고 있는 만큼, 결국엔 한은의 발권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금융회사나 일반 기업의 파산 위험성이 급증한다면 조치는 즉각적이고 대규모로 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조치가 매뉴얼로 만들어져 있는지 여부가 분초를 다투는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금통위 회의에선 본격적으로 발권력을 동원하는 금융안정특별대출과 SPV, 기업유동성지원기구 재가동은 의결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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